프랑스 혁명 당시 국왕이었던 루이 16세를 단두대로 보내며 공포정치로 악명 높았던 막시밀리앙 로베스 피에르를 무너뜨린 건 우유였다.

그는 "모든 프랑스 아이는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며 우유값을 반값으로 낮추도록 했다. 정부 고시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상인은 차익의 2배에 이르는 벌금을 내야 한다고 엄포했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아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우유를 마음껏 먹이겠다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한 정책이었다.

우유값은 금세 하락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농민들이 반값에 우유를 내다파니 건초값도 거질 수 없다며 젖소를 내다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젖소 감소는 곧 우유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그래서 이번엔 정부가 건초가격을 통제했다. 어떻게 됐을까? 이제는 건초업자들이 이익을 낼 수 없다며 건초를 불태웠다.

젖소 사육량 감소와 건초 부족은 우유 생산량 급감으로 이어졌고 이는 당연히 우유값 폭등을 불렀다. 우유는 암시장에서 부유층만이 사 먹을 수 있는 고급 식료품으로 둔갑했다. 우유 뿐만 아니라 베이컨 버터 와인 식초 감자 등도 이 같은 가격 상한제로 가격이 더 올랐다.

선한 의도라도 시장원리를 무시한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를 말할 때마다 인용되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