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에코'라고 불리는 것이 이넘, 딜레이다. 음을 울리게 하는 이펙터는 크게 딜레이와 리버브 계열로 나뉘는데, 리버브가 화장실이나 목욕탕에서 울리는 식의 효과를 만드는 거라면 딜레이는 산에서 '야호~' 하고 외쳤을때 돌아오는 메아리 - 에코 - 같은 울림을 만드는 거라고 보면 틀림없다.

이처럼 딜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한번 입력된 음을 여러번 다시 재생해 준다는 것이다. 이 재생되는 속도와 크기, 횟수등을 조정함으로서 여러가지의 색깔을 내게 된다. 입력된 음을 여러번 반복 재생해준다는 말은 결국 음을 녹음해서 다시 들려주는 일종의 녹음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옛날에는 무한반복 테잎에 음을 녹음해 재생하는 아날로그식 테잎 에코가 사용되었는데, 에코머신에 내장된 테잎을 반복해 사용함으로써 음질이 나빠지거나 기계적인 고장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샘플링 기법이 발명된 이후로는 거의 모든 딜레이가 반도체 칩을 이용한 디지털 딜레이로 바뀌었고, 덕택에 보다 선명한 사운드와 완벽한 콘트롤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입력된 음을 녹음해서 재생한다는 원리는 과거의 에코머신과 다를 바 없다.

속도는 대게 ms (밀리세컨드) 단위를 사용하고, 최근의 딜레이들은 매우 정교하게 속도와 반복 횟수등을 지정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페달형이 사용하기에는 편하지만 랙 형에 비해서 정교한 세팅이 어렵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

이처럼 딜레이는 잘 사용하면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그냥은 연주가 불가능한 독특한 프레이즈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오남용할 경우 지저분해지거나 두서없는 소리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

                                                                - 딴지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