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진공관이냐고요? 이유없습니다. 그게 표준입니다.

진공관 앰프게인 사운드에 대해서 다른 분들과 생각이 좀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제 의견입니다. 정말 진지하게 기타를 연주하시겠다면, 반드시 한번쯤은 순수한 진공관 앰프의 세계로 빠져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멀펙, 컴펙, TR (트랜지스터) 앰프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진공관앰프니까요.

훌륭한 소리를 내는 비싼 TR 기타앰프 있다는 것 저도 압니다만, 그런 TR앰프를 설명할 때에도 이런 수식이 붙습니다. "진공관 앰프와 다를 바 없는...." 혹은 "진공관 앰프 보다는 좀더..."

꾹꾹이나 멀펙을 무시하는게 아닙니다. 그 반대입니다. 기준이 되는 오리지널 사운드를 귀로 익히지 않으면 꾹꾹이나 멀펙의 기능을 100%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 그것들은 바로 진공관에서 나는 오리지널 사운드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거든요. 진공관앰프 다루기는 기타리스트로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관문인 것입니다. 조금 더 관심이 있으시면 저처럼 자작에 빠지시면 더 깊은 이해를 추구할 수 있구요. (저는 자작초보입니다만)

진공관 앰프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흔히 기름지고 끈적거리는 톤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 그런 끈끈한 톤은 요즘 발달된 기술로 인해 TR이나 디지털 장비로 얼마든지 흉내를 낼 수가 있습니다.

허나 흉내낼 수 없는게 있지요. 파워부에 새츄레이션이 걸리게 된 소리입니다. 정말 압도적인 소리를 냅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것으로도 어떤 악기도 절대 낼 수 없는 그런 소리이지요. 펜블루스 쥬니어 같은 20W급이라도 일단 "돌아버리면" 소규모 클럽 정도는 꽉꽉 채울만큼 큰소리를 냅니다. 소리만 큰게 아니라 사람을 위축시키는 정말 압도적인 힘이 실려 나오죠. 절대 꾹꾹이나 프리앰프류 혹은 멀펙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건 볼륨을 높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블랙홀 (수정^^) 노래 중 " 깊어가는(쫭) ~하늘 아래~(쫘앙)..." 이런 대목이 있죠? 그냥 TR이나 적당하게 꾹꾹이류나 멀펙으로 디스토션이 걸리면, 노래 따로 디스토션된 기타백킹 따로 놀게 됩니다. 흔히 가요록에서 많이 들리는 그런 기타소리가 라이브에서 나게 되지요. 허나, 파워부에 오버드라이브가 걸리면 사운드의 빈 공간을 꽉 채우는 그런 소리가 납니다. 보컬의 목소리를 감싸주면서 전체적으로 상당히 꽉찬 소리가 나옵니다. 비록 드럼 베이스 기타 3인조 편성이라도 말입니다.

(특히 고등학교 아마밴드들에게 권합니다. 실력이 약간 부족하더라도-혹은 간단한 리프나 솔로라도- 압도적인 앰프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관객들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또, 파워 세츄레이트된 진공관 앰프로 백킹을 긁어주면 일단 기타배킹이 전면으로 튀어나갑니다. 믹서로 따로 보정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이건 게인이 걸렸든 안걸렸든간에 하여간 다른 악기들 사이를 뚫고 쭉 뻗어나갑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절대 꾹꾹만으로나 멀펙만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볼륨을 높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외에도 소리의 기품과 격을 따지면, 진공관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프리앰프에만 게인이 걸린 소리의 경우 귀에 거슬리지 않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교회 같은 상황에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지죠. 교회에서도 간혹 디스토션을 넣어 반주할 때가 있지요? 이 때 tr류나 이펙터만을 의존하면 천박한 소리가 납니다. 은혜는 은혜대로 떨어지고...^^ 진공관 앰프게인으로 리프를 넣으면 목소리와 다른 악기들 사이의 빈공간을 채워주면서도 그리 귀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솔로톤 역시 매우 유려하게 들려서 교인들 귀를 그렇게 자극하지 않습니다.

혹자는 유명 기타리스트들도 꾹꾹이들을 사용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런 꾹꾹이들을 사용하는 용도는 기존 앰프게인의 톤을 조절하거나 한참 치솟아 오른 앰프게인을 약간 더 올려주는 용도입니다. 또 앰프에 달린 노브들만으로 톤 조절이 힘들다고 여길 때 다양한 기능을 가진 꾹꾹이나 랙형 이펙터들을 사용하죠. 기본은 어쨌거나 진공관 앰프 특유의 자체게인입니다. 그래서 흔히 많이 쓰는 앰프 클린채널에 꾹꾹이 직빵으로 연결한 것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소리를 냅니다. 게인 입자가 곱거나 거칠거나 하는 것은 나중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나도 진공관앰프가 있는데, tr과 다를바 없더라.....이런 분들에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 앰프의 톤과 볼륨을 끝까지 돌려서 사용해 보셨냐고요.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풀게인의 소리로 한번 공연하면 그 다음부터는 멀펙류는 귀에 차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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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풀게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데에는 어느 정도 공부가 필요합니다. 악기야 손가락 훈련이 주이지만, 이건 자기 귀로 하는 연습입니다. 게다가 진공관앰프의 게인은 너무 힘이 넘쳐나서 톤잡기가 좀 까다롭고, 장소적 제약도 따릅니다. 부스터 페달이나 eq류로 자기 소리를 잡는 연습을 해야할 것입니다. 특히 어려운게 배킹톤과 솔로톤 그리고 클린톤 전환이죠. 멀펙이야 한번 밟아주면 소리가 자유자재로 바뀌지만 이건 아니거든요.

톤 공부 목적이고 소규모 공연을 추구한다면 저는 50W급 구입을 권하지 않습니다. 왜냐, 50w 이상인 놈들은 파워부에 새츄레이션이 걸리면 왠만한 공간에서는 통제하기가 힘든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또, 진공관앰프 20W급만도 사실 감당하기가 힘들지요. 진공관 톤 잡는 법을 배우려면 저출력 앰프가 더 낫습니다. 그래서 저는 펜더 프로 쥬니어나 피베이클래식20 같은 20w급을 권하는 바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소리가 납니다.

다만, 이런 소출력 진공관 앰프들 중에서는 리버브/이펙터루틴 같은 기능이 지원되지 않고 스피커 유닛이 작은 모델들이 있으니 잘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유닛이 작으면 특유의 저음이 나지 않습니다. 또 이런 앰프들은 하이게인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보통 꾹꾹이로 게인을 보충해줘야 할 겁니다.

- 출처 : 뮬  zxx123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