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관한 QnA
 

Q: 저는 100미터 이상 이동할 때는 반드시 문명의 이기인 탈 것을 이용한다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그 지겹고 힘든 달리기를 하는 것인가요?


A: 달리기를 하는 이유는 달리기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달리기를 하면 건강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어서 여러가지로 좋은 점이 많죠. 하지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즐거움이고 나머지는 다 부수적인 효과입니다.



Q: 저는 5분만 뛰어도 숨이 차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아서 괴롭기만 한데 몇시간을 뛴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이 안갑니다. 그런 고통을 일부러 즐기는 사람들은 메조키스트들 아닌가요?


A: 물론 아무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달리기를 한다면 누구나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당연히 오래 달릴 수가 없지요. 하지만 체계적인 훈련계획에 따라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나간다면 누구나 달리기의 즐거움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한 번 그 맛을 알게 되면 달리기가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도 재미있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Q: 하지만 다른 운동들은 점수를 내서 경쟁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규칙도 있고 또 여러가지 장비를 사용하여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단순히 똑같은 동작으로 달리기만 하는 운동이 어떻게 재미가 있을 수 있나요? 예를 들어 마라톤 대회 중계를 보셨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달리기만 하는데 그게 뭐가 재미있을까요? 중계방송 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도 할 말도 없을 것 같고..


A: 뭐 재미를 느끼다는 것은 모두 주관적인 것이니 참 설명하기가 어렵군요. 구한말에 서양 선교사들이 테니스 경기를 소개하자 양반들이 그 힘든 걸 아래 것들 시키지 왜 직접하냐고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사실 그렇게 따지면 애들 장난감 같은 공을 따라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하는 축구나 작대기로 눈깔만한 공을 쥐구멍에 굴려 넣는 골프도 다 마찬가지 아닐까요?



Q: 그래도 잘 이해가 안가니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달리기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우선 체력 수준이 일정한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 또 달리는 속도도 자신의 체력에 맞아야 하구요. 만약 학창 시절 오래달리기 시험이나 군복무 시절의 구보와 같은 것을 상상하신다면 그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한 것들은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달리기가 아닙니다. 자기 체력에 맞게 하는 달리기는 마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자전거 타기나 경치 좋은 산길을 달리는 드라이브처럼 즐거운 것입니다. 그리고 완주를 했을 때의 그 어마어마한 성취감은 그 어떤 스포츠에도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Q: 그럼 달리기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려면 어느 정도 훈련을 해야 하나요?


A: 글쎄,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는데 최소한 3주 정도는 지루함을 참고 꾸준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정도는 다른 운동도 다 마찬가지이니까요. 당구나 볼링을 치더라도 처음에 기초를 배우는 데 이 정도 시간은 걸리잖아요? 초보자들이 일단 맛을 들이면 너무 많이 달리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과잉훈련을 하지 않도록 자제하는 것이 중요한 훈련 포인트 중의 하나입니다.



Q: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바쁜 직장인들입니다. 아침에는 세수하고 회사 가기도 바쁘고 저녁에는 야근에 교통체증에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에도 바쁩니다. 도대체 어떻게 운동할 시간을 내야 하는 것인가요?


A: 누구에게도 운동을 위해서 원래부터 배정되어 있는 시간은 없습니다. 운동을 안할 때도 우리는 똑같은 24시간을 무엇인가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일을 하거나 잠을 자거나 TV를 보거나 독서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새로이 운동을 하려면 그중 뭔가를 희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희생할지는 물론 본인이 결정할 사항이겠죠.



Q: 저는 현재 정말 저의 생존을 위해서 꼭 필요한 활동만을 하고 있기 때문에 뺄 항목이 없는데요.


A: 그것은 제가 도와 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니네요. 뭐 각자 자기 인생관에 따라 살면 되는 것이니까요. 다만,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달리기를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다른 활동들의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 경험적으로 그렇더군요.



Q: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업무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말씀인가요?


A: 그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학술적으로 그러한 연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실제 생활에서 그런 선입견을 갖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에 맞는 자신만의 취미나 건강법을 가지고 있을테니까요.



Q: 지금까지 몇번이나 풀코스를 완주했고 최고기록은 얼마이신가요?


A: 2001년에 동아마라톤에서 첫 완주를 해서 2011년까지 총 6번을 완주했고, 그중 최고기록은 마지막 2011년 중앙마라톤에서 세운 4시간12분01초입니다.



Q: 선수들 기록이 2시간 초반대이고 아마츄어중에도 sub4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4시간이 넘는다는 것은 좀 그러네요.


A: 저도 여태껏 sub4를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해도 주어진 여건에서 열심히 한 결과이므로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기록입니다.(속으로.. 니가 한번 직접 뛰어보세요)



Q: 빨리 부상에서 회복하셔서 꼭 베를린 마라톤을 완주하시기 바라겠습니다.


A: 열렬한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우리 삼성가족 모두 운동도, 공부도, 일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 2016-07-17 삼성전자 김상우 부사장 블로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