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usic Tips ]
글 수 93
조회 수 : 5234
2008.03.01 (10:11:13)
기타..
이넘은 분명 절라 매력적인 악기다. 록이던 재즈던 포크던 기타연주가 맡는 역할은 정말 크다. 활용도도 높거니와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멋지다. 그렇기땜에 직업이던 취미던 기타를 잘 치고 싶어하는 넘도 절라 많다.
딴따라 딴지에서는 여기저기 숱하게 널린 이런 기타리스트 지망생들을 위해 기타 세계 전반에 걸친 각종 알아야 할 것들과 연주법등 다방면에 걸친 내용을 담은 기타 칼럼을 연재할려구 한다. 본 란에는 필자의 십오년에 걸친 연습과 실제 필드에서의 연주 경험, 그리고 3년여의 기타 선생 경력을 통해 체득한 각종 노하우가 담기게 될거다.
어차피 악기란 평생 해나가야 하는것.... 무슨 대단한 깨우침을 주겠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가 아니라, 기타라는 악기와 그 주변의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알아나가는 과정을 나누자는 의도로 생각해 줬음 좋겠다.
□ 첫번째 이야기 -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니?
첨 기타를 치기 시작할때 그 동기는 대개 아주 단순하고 감정적이다.
'누구처럼 연주하고 싶다' 던가 '유명한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혹은 '내 손으로 재즈를 연주하고 싶다'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 같은 경우 '공부가 절라 하기 싫다' 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거다. 물론 기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맨 첨부터 구체적인 동기나 관점이 만들어 질 수 없는건 당연한 거다.
테크니션으로 유명한 미스터 빅의 베이시스트 빌리 신은 처음 기타를 치게 된 동기가 '여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였다고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건 정말 절라 솔직한 대답이다. 머 주된 동기는 아니더라도, 기타를 치고 싶어하거나 치고 있는 니들중 이걸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는 넘은 드물다.
그 첫 동기야 어찌되었든 일단 기타를 잡았을때, 첨에는 소리가 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첨 얼마간은 그 기쁨만으로도 기타를 잡고 연습도 연주도 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주변 상황등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취미를 넘어서 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더욱 그렇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과정에서 기타 연주자로 성장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연습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된 교육기관도 드물고 도움 받을 책이나 잡지도 시원찮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근데 이땅에서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위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학으로 굉장한 기타 실력을 쌓는다 하더라도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 거다.
오늘은 첫회인 만큼 그 얘기를 해볼란다.
--------------------------------------------------------------------------------
빨간색 페라리 스포츠 카, 수영장이 딸린 저택, 산처럼 쌓인 기타 콜렉션, 수퍼 모델 출신의 아내, 기타 잡지의 찬사...
그리고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환호하는, 공연에 모인 십만명의 팬들.
우리나라에서 기타 플레이어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대게 이런 이미지로 대변되는 영/미의 록이나 팝 뮤직 씬에 익숙한 넘들이다.
어릴때부터 그들의 연주를 듣고 보고, 그들이 활동하는 내용을 읽고 외우면서 자라난 이넘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건 자기도 모르게 울나라와 그 나라의 상황을 혼동하고 있다는 거다.
즉, 기타 열심히 치고 음악 잘 만들면 결국 기타리스트로 성공도 하고, 뮤직 비디오에서 보는 것 같은 멋진 무대에서 수만명의 관객을 모아놓고 공연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다는거다.
니들이 기타를 연주함에 있어서 일단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이런 꿈이다.
일단, 외국에서도 그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절라 어렵다는 점부터 인정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가 좋아하고 환호하는 연주자들은 대부분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넘들이다.
이렇게 되는건 복권에 걸리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이런 넘들의 수를 손가락으로 한번 꼽아보자. 아마 억척같은 기타 매니아라고 하더라도 채 백넘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거다. 거대하다고 하는 미국, 영국, 일본을 다 합쳐도 말이다.
결국 수만명 이상의 기타 플레이어가 기타 영웅은 커녕 거의 무명의 상태로 생계 유지조차 쉽지 않은 상태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건 반드시 기타 실력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실력은 가장 중요한 첫 요인이겠지만, 그와 함께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이 한꺼번에 충족된 극히 일부만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실례로 미국의 유명한 음악 학교들, 즉 버클리 음대나 MI (GIT) 같은 학교 주변의 자취방들에는 스티브 바이나 조 새트리아니의 곡을 똑같이 연주 할 수 있는 10대 후반, 20대 초반 학생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날고 긴다는 이넘들도 대부분은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서 육체노동이나 상점 점원을 하면서 여가시간에 음악을 하는 걸로 만족해야만 한다. 이런 현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미국 음악계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거다. 우리는 실제 음악 저변을 구성하는 '동네의 연주 씬' 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의 '성공 사례' 만을 접하게 되기 땜에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자, 선진 영미의 상황이 이럴진대, '인디' 던 '메이저' 던 연주 씬 자체가 없다시피 한 울나라에서의 상황은 어떻겠냔 말이다.
--------------------------------------------------------------------------------
우리나라에도 어느정도 알려진 밴드들, 이른바 '거물' 축에 속하는 팀이나 나름대로 기타영웅의 이미지에 이른 연주자들이 극소수 있다. 이들은 국내 록 페스티벌에 단골로 출연하고 나름대로의 독립 컨서트 능력도 있는 팀이다. 이런 경우 얼핏 무대의 규모나 조명 같은 외형적인 부분은 외국의 그것에 필적할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연주자들의 삶의 경제적 실상은 어떨까. 간단한 계산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많이 잡아서, 일년에 다섯번 정도,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무대로 하는 록 페스티벌 같은 큰 공연에 오르는 밴드를 가정해 보자. 이 정도 급이라면 이미 대중에게도 이름이 좀 알려져 있고, 상당수의 팬들을 확보한 팀이다.
가요계의 스타급이 아닌 한 이런 공연에 참여하는 팀들의 한번 공연 개런티는 1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다. 평균 200만원을 잡고, 4인 밴드가 공평히 나눈다고 생각했을때 이들이 이런 공연으로 1년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50*5=250 만원이다.
이들의 앨범이 '매년' 발매되고, 그 앨범이 매번 2만장씩 팔린다고 가정하자. 밴드에 최종적으로 떨어지는 돈이 앨범 한장당 천원 정도라고 봤을때, 1인당 돌아가는 돈은 250원이다. 250*20.000= 5백 만원이 된다.
그밖에 가뭄에 콩나듯 하는 방송 출연이나 기타 밴드 관련 부수입을 1년에 1인당 200만원이라고 보자. 그러면 다음의 월 소득이 나온다.
250+500+200 = 950 만원
12/950 = 79.16666.... 만원
즉, 한달에 80만원이 이들의 평균 수입이다.
그것도 이런 식의 산술 계산에 의한 결과일 뿐, 실제 수입은 대단히 불안정하다. 이들이 4000만원 정도의 전세집을 자기 힘으로 마련하려면 5년 정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한다. 물론 이들은 특성상 대출도 받기 어렵고 신용카드도 만들기 쉽지 않다.
결국, 간단히 말해서 이 밴드 구성원의 삶의 질이란 것은 우리나라 사회 평균보다 훨씬 못한 것이 된다. 이 정도 밴드의 상황이 이럴진대 그 이하 수많은 무명 밴드들의 실태가 어떨지는 말할 필요도 없는거다.
이 수준이라면 음악을 전업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곤란해지고, 이 이하의 경우 실제로 삶의 영위가 불가능하다.
페라리는 커녕 중고 경차 한대 굴릴 여유도 없는 게 우리나라에서 뮤지션으로 산다는 것의 실상이다...
--------------------------------------------------------------------------------
니들은 이제 좀 짜증이 날려구 할거다.
기타 칼럼이라고 하더니, 첫호부터 김빠지는 소리로 모든 의욕을 꺾어 놓는 이유가 머냐? 기타를 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그래 씨바, 나도 이런 소리밖에 못해줘서 절라 미안하다.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이거다... 기타를 완전히 취미로만 치는 건 상관이 없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을려는 사람들은 울나라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고 시작하라는 거다.
삶의 질이나 보람, 미래의 비젼도 없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음악을 할 수 밖에 없기 땜에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지개빛 무대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음악을 사랑하기 땜에 인생의 다른 기회들을 잃어도 좋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기타 연주라는건 잘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 연구가 필요하다. 각자가 도달하고자 하는 수준에 따라서는 사법고시나 그밖에 어렵다고 알려진 다른 길들에 비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거기다가 들인 노력에 돌아오는 성과는 훨씬 못하다.
맘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라면, 하루 다섯시간씩 십년간의 기타 연습끝에 니들에게 남는 건 어쩌면 크나큰 실망과 되돌릴 수 있는 젊음 뿐일지도 모른단 말이다.
...잔뜩 겁은 줬지만, 솔직히 내가 니들에게서 듣고 싶은 대답은 '그래도 하고 싶다' 는 거다.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맘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꾸 필드에 나서 주는거... 그게 없이는 음악은 발전할 수 없다. 그들의 에너지와 정열이 없이는 울나라 음악판은 결코 지금 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거다.
그리고 그런 니들의 노력과 함께, 언젠가는 뮤지션들이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는 시대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겠냐.
각설하고, 다음 호부터는 더 실제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으로 찾아뵙겠다... 기둘리시라.
♥ 오늘의 교훈
기타리스트의 꿈은 조국의 현실에 대한 각오와 함께!
- 딴따라딴지 전임 오브리맨 파토 (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6)
이넘은 분명 절라 매력적인 악기다. 록이던 재즈던 포크던 기타연주가 맡는 역할은 정말 크다. 활용도도 높거니와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멋지다. 그렇기땜에 직업이던 취미던 기타를 잘 치고 싶어하는 넘도 절라 많다.
딴따라 딴지에서는 여기저기 숱하게 널린 이런 기타리스트 지망생들을 위해 기타 세계 전반에 걸친 각종 알아야 할 것들과 연주법등 다방면에 걸친 내용을 담은 기타 칼럼을 연재할려구 한다. 본 란에는 필자의 십오년에 걸친 연습과 실제 필드에서의 연주 경험, 그리고 3년여의 기타 선생 경력을 통해 체득한 각종 노하우가 담기게 될거다.
어차피 악기란 평생 해나가야 하는것.... 무슨 대단한 깨우침을 주겠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가 아니라, 기타라는 악기와 그 주변의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알아나가는 과정을 나누자는 의도로 생각해 줬음 좋겠다.
□ 첫번째 이야기 - 유명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니?
첨 기타를 치기 시작할때 그 동기는 대개 아주 단순하고 감정적이다.
'누구처럼 연주하고 싶다' 던가 '유명한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 혹은 '내 손으로 재즈를 연주하고 싶다'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 같은 경우 '공부가 절라 하기 싫다' 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거다. 물론 기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맨 첨부터 구체적인 동기나 관점이 만들어 질 수 없는건 당연한 거다.
테크니션으로 유명한 미스터 빅의 베이시스트 빌리 신은 처음 기타를 치게 된 동기가 '여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였다고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건 정말 절라 솔직한 대답이다. 머 주된 동기는 아니더라도, 기타를 치고 싶어하거나 치고 있는 니들중 이걸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는 넘은 드물다.
그 첫 동기야 어찌되었든 일단 기타를 잡았을때, 첨에는 소리가 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첨 얼마간은 그 기쁨만으로도 기타를 잡고 연습도 연주도 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주변 상황등 여러가지 생각에 빠져들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취미를 넘어서 좀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더욱 그렇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과정에서 기타 연주자로 성장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연습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된 교육기관도 드물고 도움 받을 책이나 잡지도 시원찮기 때문에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근데 이땅에서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위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학으로 굉장한 기타 실력을 쌓는다 하더라도 해결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 거다.
오늘은 첫회인 만큼 그 얘기를 해볼란다.
--------------------------------------------------------------------------------
빨간색 페라리 스포츠 카, 수영장이 딸린 저택, 산처럼 쌓인 기타 콜렉션, 수퍼 모델 출신의 아내, 기타 잡지의 찬사...
그리고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환호하는, 공연에 모인 십만명의 팬들.
우리나라에서 기타 플레이어의 꿈을 가진 사람들은 대게 이런 이미지로 대변되는 영/미의 록이나 팝 뮤직 씬에 익숙한 넘들이다.
어릴때부터 그들의 연주를 듣고 보고, 그들이 활동하는 내용을 읽고 외우면서 자라난 이넘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건 자기도 모르게 울나라와 그 나라의 상황을 혼동하고 있다는 거다.
즉, 기타 열심히 치고 음악 잘 만들면 결국 기타리스트로 성공도 하고, 뮤직 비디오에서 보는 것 같은 멋진 무대에서 수만명의 관객을 모아놓고 공연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자기도 모르게 갖고 있다는거다.
니들이 기타를 연주함에 있어서 일단 버려야 할 것은 바로 이런 꿈이다.
일단, 외국에서도 그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절라 어렵다는 점부터 인정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우리가 좋아하고 환호하는 연주자들은 대부분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넘들이다.
이렇게 되는건 복권에 걸리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이런 넘들의 수를 손가락으로 한번 꼽아보자. 아마 억척같은 기타 매니아라고 하더라도 채 백넘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거다. 거대하다고 하는 미국, 영국, 일본을 다 합쳐도 말이다.
결국 수만명 이상의 기타 플레이어가 기타 영웅은 커녕 거의 무명의 상태로 생계 유지조차 쉽지 않은 상태로 활동하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건 반드시 기타 실력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실력은 가장 중요한 첫 요인이겠지만, 그와 함께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이 한꺼번에 충족된 극히 일부만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실례로 미국의 유명한 음악 학교들, 즉 버클리 음대나 MI (GIT) 같은 학교 주변의 자취방들에는 스티브 바이나 조 새트리아니의 곡을 똑같이 연주 할 수 있는 10대 후반, 20대 초반 학생들이 수두룩 빽빽하다.
날고 긴다는 이넘들도 대부분은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서 육체노동이나 상점 점원을 하면서 여가시간에 음악을 하는 걸로 만족해야만 한다. 이런 현실은 우리가 상상하는 미국 음악계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거다. 우리는 실제 음악 저변을 구성하는 '동네의 연주 씬' 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의 '성공 사례' 만을 접하게 되기 땜에 착각에 빠져 살고 있다.
자, 선진 영미의 상황이 이럴진대, '인디' 던 '메이저' 던 연주 씬 자체가 없다시피 한 울나라에서의 상황은 어떻겠냔 말이다.
--------------------------------------------------------------------------------
우리나라에도 어느정도 알려진 밴드들, 이른바 '거물' 축에 속하는 팀이나 나름대로 기타영웅의 이미지에 이른 연주자들이 극소수 있다. 이들은 국내 록 페스티벌에 단골로 출연하고 나름대로의 독립 컨서트 능력도 있는 팀이다. 이런 경우 얼핏 무대의 규모나 조명 같은 외형적인 부분은 외국의 그것에 필적할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연주자들의 삶의 경제적 실상은 어떨까. 간단한 계산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많이 잡아서, 일년에 다섯번 정도,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무대로 하는 록 페스티벌 같은 큰 공연에 오르는 밴드를 가정해 보자. 이 정도 급이라면 이미 대중에게도 이름이 좀 알려져 있고, 상당수의 팬들을 확보한 팀이다.
가요계의 스타급이 아닌 한 이런 공연에 참여하는 팀들의 한번 공연 개런티는 1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다. 평균 200만원을 잡고, 4인 밴드가 공평히 나눈다고 생각했을때 이들이 이런 공연으로 1년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은 50*5=250 만원이다.
이들의 앨범이 '매년' 발매되고, 그 앨범이 매번 2만장씩 팔린다고 가정하자. 밴드에 최종적으로 떨어지는 돈이 앨범 한장당 천원 정도라고 봤을때, 1인당 돌아가는 돈은 250원이다. 250*20.000= 5백 만원이 된다.
그밖에 가뭄에 콩나듯 하는 방송 출연이나 기타 밴드 관련 부수입을 1년에 1인당 200만원이라고 보자. 그러면 다음의 월 소득이 나온다.
250+500+200 = 950 만원
12/950 = 79.16666.... 만원
즉, 한달에 80만원이 이들의 평균 수입이다.
그것도 이런 식의 산술 계산에 의한 결과일 뿐, 실제 수입은 대단히 불안정하다. 이들이 4000만원 정도의 전세집을 자기 힘으로 마련하려면 5년 정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한다. 물론 이들은 특성상 대출도 받기 어렵고 신용카드도 만들기 쉽지 않다.
결국, 간단히 말해서 이 밴드 구성원의 삶의 질이란 것은 우리나라 사회 평균보다 훨씬 못한 것이 된다. 이 정도 밴드의 상황이 이럴진대 그 이하 수많은 무명 밴드들의 실태가 어떨지는 말할 필요도 없는거다.
이 수준이라면 음악을 전업으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곤란해지고, 이 이하의 경우 실제로 삶의 영위가 불가능하다.
페라리는 커녕 중고 경차 한대 굴릴 여유도 없는 게 우리나라에서 뮤지션으로 산다는 것의 실상이다...
--------------------------------------------------------------------------------
니들은 이제 좀 짜증이 날려구 할거다.
기타 칼럼이라고 하더니, 첫호부터 김빠지는 소리로 모든 의욕을 꺾어 놓는 이유가 머냐? 기타를 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그래 씨바, 나도 이런 소리밖에 못해줘서 절라 미안하다. 내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이거다... 기타를 완전히 취미로만 치는 건 상관이 없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을려는 사람들은 울나라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고 시작하라는 거다.
삶의 질이나 보람, 미래의 비젼도 없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서 음악을 할 수 밖에 없기 땜에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지개빛 무대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음악을 사랑하기 땜에 인생의 다른 기회들을 잃어도 좋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기타 연주라는건 잘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 연구가 필요하다. 각자가 도달하고자 하는 수준에 따라서는 사법고시나 그밖에 어렵다고 알려진 다른 길들에 비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거기다가 들인 노력에 돌아오는 성과는 훨씬 못하다.
맘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라면, 하루 다섯시간씩 십년간의 기타 연습끝에 니들에게 남는 건 어쩌면 크나큰 실망과 되돌릴 수 있는 젊음 뿐일지도 모른단 말이다.
...잔뜩 겁은 줬지만, 솔직히 내가 니들에게서 듣고 싶은 대답은 '그래도 하고 싶다' 는 거다.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맘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꾸 필드에 나서 주는거... 그게 없이는 음악은 발전할 수 없다. 그들의 에너지와 정열이 없이는 울나라 음악판은 결코 지금 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거다.
그리고 그런 니들의 노력과 함께, 언젠가는 뮤지션들이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는 시대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겠냐.
각설하고, 다음 호부터는 더 실제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으로 찾아뵙겠다... 기둘리시라.
♥ 오늘의 교훈
기타리스트의 꿈은 조국의 현실에 대한 각오와 함께!
- 딴따라딴지 전임 오브리맨 파토 (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6)
(*.244.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