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엔 드디어 코드 마지막 정리를?

#9,b9,11,13 등을 기다렸던 열분들이여, 미안하다. 원래 이걸 할려고 생각을 했었지만 아무리 봐도 이런 것들은 도미넌트, 세컨더리 도미넌트의 개념이나 텐션의 해결 등등 이론적인 이야기가 안나오면 별로 소용이 없겠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래서, 담에 보다 본격적인 코드에 관한 이야기들을 할때 다시 다룰까 싶다.

허나, 지금까지 같이 온 열분들이라면 지난 시간의 9코드 등에서 운지의 응용은 어렵지 않으니 죽어도 지금 알아야겠다는 분들은 그걸 보면서 공부하시라. 따라서 오늘은 그걸 위한 아주 기초적인 이야기만 몇가지 해 드리고, 한참이나 놓고 있었던 피킹 연습으로 함 돌아가 볼란다.
 
9=2 11=4 13=6

이게 뭔지 모르면 지난 시간에 공부 헛한거다. 글타. 9도는 2도와 같고 11도는 4도와 같으며 13도는 6도와 같다는 소리다. 이것만 알면 그 어렵다는 텐션코드, X도 아니다.

결국 다장조, C key 라면 아래와 같이 된다.

9=2=D(레) 11=4=F(파) 13=6=A(라)

결국 지난 시간의 C9과 마찬가지로, C11은 C7+11 이므로 아래와 같이 된다.

도 미 솔 시프렛 파

C13 은 당근 아래와 같다. b7음(시프렛)은 항상 깍두기로 들어가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도 미 솔 시프렛 라

#9이면 도 미 솔 시프렛 레샵, b9이면 도 미 솔 시프렛 레프렛 이 될터이다. 이런 식으로 그동안 해온 다이어그램과 운지에 맞춰 넣어보면 어떻게 잡아야 할지 다 나온다. 11과 13도 마찬가진데, 숫자에서 보듯 이넘들은 가급적이면 한옥타브 위에서 잡아주는게 좋다는 것도 참고하시라. 물론 절대적인 건 아니다.

요만큼만 한다. 일단 개념만 알아두고 나중에 날 잡아서 확실하게 마스터 하자고들... 그럼 피킹 연습 들어간다.

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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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미 피킹 (economy picking)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고 보지만, 한 1년 반쯤전에 본 지면을 통해 올터네이트 피킹 연습은 약간 했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다시 함 뒤져 보시고... 오늘부터는 이코노미 피킹에 대해서 연습해 보도록 하겠다.

혹자는 이코노미 피킹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곤 한다. 사실 필자도 그런 입장에 가까웠다. 폴 길버트나 스티브 모스 같은 연주자들은 이코노미 피킹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엄청난 속주를 들려주고, 이 양반들 말고도 그런 기타리스트들이 꽤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최근 본 오부리, 결국은 이코노미 피킹이 과연 이름 그대로 속주에 관한 한 아주 경제적이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유는, 요즘 맘먹고 연습을 좀 했더니 그간 장벽과 같이 필자를 가로막고 있던 속도와 부드러움의 한계가 한겹 무너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코노미 피킹이 뭔지 알고 조금씩 해본 것은 십년도 넘지만, 그때는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확실하게 연습을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마스터가 안되고 따라서 효과를 잘 모르고, 그러다 보니 또 연습 안하고... 이런 악순환의 반복이었다고 할까나.

여튼 효용이 확인된 만큼 열분들께 전달해 주지 않을 수는 없는 일. 앞으로 몇회에 걸쳐 오부리와 함께 이코노미 피킹의 세계로 떠나 보자꾸나. 열심히 한다면 분명 새로운 세계가 열릴거다. 흠.
 

◇ 이코노미 피킹이 뭐다냐?

열분들 중에 '스윕 피킹' (sweep picking) 이라는 걸 들어본 분은 많을거다.왜 잉베이 등이 많이 쓰는, 여러 줄에 걸쳐서 후루루룩~ 하고 단숨에 쳐버리는
주법 말이다. 태핑(속칭 라이트 핸드 주법)과 함께 속주 테크닉의 대명사 중 하나가 바로 이넘 되겠다.

이런 스윕 피킹과 오늘의 주제인 이코노미 피킹은 기본적으로 같은 테크닉이다. 다만, 통념상 봤을때 스윕 피킹이라고 하면 3줄 이상을 한꺼번에 빗자루로 쓸듯이 연주해서 코드 아르페지오를 내는 특정 주법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코노미 피킹은 이것 뿐 아니라 연주 일반에 적용되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쓰인다고 보면 되겠다. 따라서 잉베이 풍의 스윕 피킹은 이코노미 피킹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이걸 다 뭉뚱그려서 걍 스윕 피킹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아직 그 개념정리가 명확하지 못한 면이 있다.

주법이 사실상 동일한 만큼 이 글에서는 이코노미 피킹과 스윕 피킹을 같은 개념으로 사용할테니 그런 줄 아시라.

각설하고, 일단 기본 개념부터 알아보자. 이코노미 피킹의 핵심 아이디어는 아래와 같다.

서로 다른 줄을 연주할 때, 가능한 한 피킹을 한 방향으로 계속 함으로서 불필요한 동작을 없앤다

여기서 '불필요한 동작'이라 함은 움직임의 크기(동선의 길이)와 피킹의 횟수를 동시에 이야기하는 거다. 아래의 악보 위 아래 것을 비교함으로서 일단 어떤 형식인지만 보시라. 이건 아직 연습용이 아니라 그냥 보기 위한 거다. 아래로 터진 사각형은 다운피킹, V 자는 업피킹이다. (두번째 악보의 점선에 이은 ㄴ자 거꾸로 한 것들은 그 앞의 다운에서 이어지는 스윕인데, 그냥 일반 다운피킹 표시를 쓰는 경우도 많다)

두 악보의 차이는, 위의 것이 올터네이트로서 다운업을 무조건 반복하는데에 반해 아래 것은 줄이 바뀔 때마다 새로이 다운으로 들어간다는 거다. 즉 6번줄에서 해준 다운피킹을 바로 이어서 5번줄에서 해주고... 계속 그렇게 가는 형태다. 이런 것이 이코노미 피킹의 전형 되겠다.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게 말로는 '줄 바뀔때마다 다시 다운으로 들어간다' 는 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실제 개념은 좀 다르다는 거다. 이 악보가 연습용이 아닌 전시용이라고 굳이 이야기한 것은 이걸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걸 치는게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이코노미 피킹은 위에 적은 교과서적 개념만 알고 대충 쳐서는 이해 및 응용이 전혀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피킹과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일종의 각성, 즉 무릎을 치는 깨달음이 필요한 넘이 바로 이넘인 것이다.

최근에 나온 교본에는 이코노미 피킹이 소개되어 있는 경우도 많지만 본 오부리가 보기에는 설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냥 '빗자루로 쓸듯 한 방향의 피킹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한다' 라는 식의 말에다가 스틸 사진 한두 컷 붙여놓은 걸로는 결코 이코노미 피킹의 실체가 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글고 이게 필자가 수년간 반복한 실책의 원인이기도 하다. 대체 교본들은 왜 그렇게 불친절한 걸까...?

언제나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을 알려드리려는 본 오부리는 열분들이 이 기회에 이코노미 피킹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아주 차근차근히 접근하려 하니, 그저 마음을 열고 시키는대로 해주시면 된다. 조급해 하지 마시고...
 

◇ 이코노미 피킹으로 가는 첫걸음 - 인사이드 피킹

본격적인 이코노미 피킹으로 들어가기 전에 열분들이 먼저 해야 할 연습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인사이드 피킹이다. 말로 설명하기 전에 일단 악보를 보자.
 
기타스토리를 열심히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건 오부리가 2년쯤 전에 소개한 폴 길버트의 피킹 연습 예제다.

두개는 완전히 똑같은 멜로디인데, 차이라면 피킹 순서 밖에 없다. 위엣넘은 다운피킹부터 시작해서, 아랫넘은 업피킹부터 시작해서 올터네이트로 간다. 이코노미도 아니다. 근데도 이게 중요한 것은, 이코노미 피킹의 핵심 아이디어 중 하나인 동선 절약의 개념을 이걸 통해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위의 넘부터 아주 천천히 쳐보자. 이때 아주 천천히라 함은 음 하나당 1초쯤 걸리는 속도를 말하니 정말 느린거다. 그러면서 오른손의 움직임을 관찰해 보기 바란다.

한번 쳐봤으면, 이제 악보상에 불그레한 색으로 표시된 부분 - 줄이 바뀌는 부분 - 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위의 넘의 경우 2번줄의 다운 피킹부터 시작해서 1번줄은 업으로 치게 되어 있다. 그럴려면 2번줄 피킹한 것이 일단 1번줄 아래로 넘어가서 다시 업으로 돌아와야 하고, 그 담에 2번줄로 돌아오려면 다시 2번줄 위로 넘어온 담에 다운을 쳐야 한다. 결국 1번줄 아래와 2번줄 위의 공간 상당부분까지 포함하는 상당히 넓은 영역에서 피킹을 하게 되는 셈이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다시 읽어보고, 더 천천히 해보시라.

그럼 이제 그 밑의 악보를 치면서 같은 지점을 살펴보자. 이 경우 2번줄을 업으로 치게 되어 있으므로 업한 후에 바로 팔을 내리면서 1번줄을 다운으로 치게 된다. 그리고 그 담에는 바로 업으로 돌아오면서 2번줄을 다시 치게 된다. 이게 바로 주로 두개의 현 안쪽에서 깔짝거린다고 해서 인사이드 피킹인 것이다. (앞의 것은 당근 아웃사이드)

날카로운 열분들은 '그래봤자 결국 다운 업으로 움직이긴 마찬가지' 라고 할지도 모른다. 글타. 아웃사이드건 인사이드건 결국 줄을 넘어갔다 돌아오는 건 같고 결국 순서만 바뀐거 아니냐... 사실이다. 근데 이게 실전에서는 엄청 중요하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다운피킹과 업피킹의 차이 때문이다.

기타를 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팔의 무게라는 중력의 법칙 때문에 업피킹은 다운피킹에 비해 훨씬 어렵고 부자연스럽다. 다시말해 다운피킹은 팔 무게의 서포트를 받음으로 인해 힘도 덜들고 줄에 닿을 때 제대로 소리를 내기 위한 사전의 예비 동작도 크게 필요없는 것이다. 팔은 그냥 놓으면 지구 중심을 향해 빠른 속도로 떨어지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반면에 업피킹은 사실은 팔 자체를 무게에 거슬러가면서 위로 들어올리는 작업이 된다. 따라서 이때 제대로 소리를 내주기 위해서는 다운피킹을 하는 것에 비해 줄에 닿기 전의 사전 스윙 동작이 좀 더 커야 한다. 아니면 피크가 줄을 넘어서 위로 올라가지 못하거나, 올라가도 열라 약한 소리만 나게 되는 것이다. 이게 줄 하나에서만 올터네이트로 또로록~ 하고 칠때는 별 상관이 없지만 줄이 바뀔때는 손목 움직임이 커질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아무래도 팔꿈치 부분도 조금씩 움직이게 된다. 바로 이때 문제가 되는 거다.

자, 이 관점에서 다시 위의 예제들에 접근해 보자. 아웃사이드 피킹(위 악보)의 경우 1번줄을 업으로 치기 때문에 1번줄 아래 상당 공간까지 팔이 내려간 담에 그 여파로 올려 쳐야 한다. 따라서 많은 공간이 낭비된다. 한편 인사이드 피킹은 2번줄을 업으로 치기 땜에 1번줄을 다운으로 친 다음 자연스럽게 확보되는 약간의 공간과 1,2번줄 사이의 빈 공간을 2번줄 업을 위한 스윙 공간으로 활용할 수가 있게 된다. 따라서 전체 팔의 움직임 폭이 좁아진다. 폭이 좁아지면 빨라지고 정교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실 이건 느린 연주에서는 별로 중요한 문제도 아니기 땜에, 열분들이 이미 상당한 속주를 할 수 있지 않다면 아직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본 오부리를 믿으시라. 일단 빠른 연주로 들어가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 물론 아웃사이드 피킹으로도 엄청난 양의 연습을 통해 동선을 줄이고 매우 빠르고 깨끗한 연주를 할 수도 있다. 폴 길버트는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기타 연주를 위해 공부하고 연습할 건 엄청나게 많다. 아웃사이드 피킹으로 폴 길버트에 근접할 정도의 피킹을 하려면 그것만으로도 무진장의 시간이 걸린다. 결국, 왜 쉬운 길을 놔두고 훨씬 어려운 길로 가야 하느냐...는 문제다.

자, 다음시간까지 이걸 마스터 하시라. 매일매일의 연습 방법은 아래와 같다.

인사이드 피킹 예제: 5 X 5 =25분, 아웃사이드 예제: 5분 연습

아웃사이드 연습은 비교를 위한 것이니 속도를 내는 연습은 주로 인사이드로 하면 된다. 한가지 잊지 말 것은, 절대로 다급한 맘으로 빨리 치는데 급급하지는 말라는 거다. 반드시 메트로놈을 준비하고 (없으면 컴퓨터 메트로놈이라도 써라. 심파일에 가면 무료 프로그램이 있다) 본인이 틀리지 않는 느린 속도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올리는데, 최소한 하루 25분 하는 동안에는 속도를 올리면 안된다. 그리고 25분을 한번에 하지 말고 5분하고 잠깐 쉬고 다시 하거나 아침 저녁으로 나눠 하시라. 이틀간 일곱 시간씩 하고 향후 1년간 안하는 것 보다는 이게 훨 낫다.

그럼 담 시간부터는 본격적인 이코노미 피킹 들어간다. 그동안 준비가 잘 되어 있기를!


                                - 딴따라딴지 전임오부리 파토(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