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오늘부터 모드 하나씩 들어간다고 말씀드렸다. 글고 예고대로 하나씩 시작하련다. 일단, 일곱개 모드 이름 하나도 기억 안나고 개념도 다 까먹은 분들은 당장 지난호에 가서 복습부터 하고 오시라.

이오니언 모드는 메이저 스케일하고 똑같은 것이니 생략하고, 오늘은 일곱개 모드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퓨전 계열의 색깔을 내주는 효과적인 모드인 도리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번 시간은 모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첫 시간인 만큼 이론적인 설명 위주로 하고, 담시간에는 도리언 모드로 신나게 연주를 해 보도록 하겠다.

아무리 쉽게 설명을 하려 한다 한들 열분들이 머리를 좀 굴리지 않으면 모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비록 공부가 싫어 음악을 택한 우리들이지만 (아님 말고) 최소한의 두뇌 활동... 음악적 발전을 위해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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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리언 모드의 기본 개념

지난 시간에 C 메이저 = D 도리언이라고 잠시 언급해 드렸었다.

결국 D 도리언 = 레 미 파 솔 라 시 도 레, 즉 D E F G A B C 인 셈이다. 그리고 이게 C 메이저 스케일과 용법상 다른 이유는 C 키에서 안쓰고 D 마이너 키에서 쓰기 때문이라는 말도 이미 했었다.

말은 쉽지만, 열분들은 이게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C 메이저 스케일하고 같은 멜로디인데 왜, 또는 어떻게 D 마이너 키에서 쓴다는 말인지? 그리고 D 마이너 키에서는 D 마이너 스케일를 쓰는거 아니냐구?

사실 이걸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이어토닉 스케일'이라는 개념과 각종 음악이론이 동원되어야 하지만, 이 글의 목적은 복잡한 이론을 다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간단하게 접근하는 것인 만큼 우리는 좀더 실용적인 면을 보도록 하겠다.

앞의 의문들은 D 마이너 스케일과 도리언 모드를 함 비교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풀린다.

D 마이너 스케일 = D E F G A Bb C D

D 도리언 모드  = D E F G A B C D 

보면 알다시피 이 두개는 열라 비슷하고 차이라고는 6번째 B 음 하나밖에 없다. 글타. 도레미파솔라시도를 C 가 아닌 D 를 기준으로, 한음씩 미뤄서 생각을 했더니 결국 D 마이너 스케일하고 거의 똑같은게 되더라... 이거다! 이런 이유로 인해 도리언 모드가 일반 마이너 스케일의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은 다른 모드들에서도 비슷비슷하게 적용된다.

음, 원래는 여기까지만 설명하고 그냥 갈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건 좀 너무한거 같고, 조금 복잡해 지더라도 부연설명을 더 드려야만 할거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론을 최대한 무시하고 가고 싶지만 그러는데도 한계가 있다. 아래 나오는 내용은 음악이론의 기초가 전혀 없는 사람은 (특히) 그냥 줄줄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머리가 좀 아파질 지도 모르겠지만 두뇌를 조금만 움직여 생각을 하고, 필요하다면 음악이론을 다룬 웹사이트나 책을 참고하면서 읽어가시길 바란다.


◇ 메이저, 마이너 & 도리언

따로 음악이론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도 중고등학교만 나왔다면 메이저 스케일과 마이너 스케일, 즉 장음계와 단음계가 뭔지는 대충 아실거다.

그렇다면 열분들은 이것들의 '음악적 정의'가 뭔지도 알고 계신가?  

장음계는 밝음과 경쾌함, 단음계는 슬프고 비장함... 뭐 이런 말들이 반사적으로 떠오르겠지만 이건 정의가 아니라 스케일이 만들어내는 느낌일 뿐이다. 언제나 주변에서 접하는 음계지만 막상 명확한 언어로 정리된 정의는 생각해 본적은 아마도 없으실 거다.

메이저와 마이너 스케일의 정의는 쉽게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다.


◇ 스케일의 정의

메이저 스케일: 토닉(첫음)에서 시작해서 3번째와 4번째 음, 그리고 7번째와 8번째 음 사이 음정은 반음이고 나머지 음들 사이의 음정은 모두 온음인 음계
(내추럴)마이너 스케일: 토닉에서 시작해서 2번째와 3번째 음, 그리고 5번째와 6번째 음사이의 음정은 반음이고 나머지 음들 사이의 음정은 모두 온음인 음계

* 아카데믹한 정의는 이것과는 좀 다르지만 결국 내용은 이 원칙을 크게 넘어서지는 않는다...

이걸 염두에 두고 C 메이저와 C 마이너 스케일, 그리고 C 도리언 모드까지 덤으로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된다.


           C 메이저 = C   D   E   F   G   A   B   C

           C 마이너 = C   D   Eb  F   G   Ab Bb  C

         ( C 도리언 = C   D   Eb  F   G   A   Bb  C = Bb 메이저 )  : Cm - 파#


코드건 스케일이건 '메이저 계열'과 '마이너 계열'을 구분짓는 유일한 기준은 빨간색으로 칠해진 3도 음, 즉 첫음에서 시작해서 3번째 음이라는 점, 만약 여지껏 몰랐다면 이 기회에 무조건 외우자.  

예를 들어, 위에 나온 도레미파솔라시도에서는 미가 세번째 음인데, 이것이 스케일의 첫음인 도(토닉, 코드에서는 루트라고 부름)와 비교해서 그 음정 차이가 장3도이기땜에 C 메이저 스케일이 되는거다. 한편 이걸 도 레 '미 플랫 '파 솔 라 시 도 로 3도음 하나만 낮춰 버리면 바로 마이너 계열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3도음은 메이저와 마이너를 구분하는데에 절대적인 것이다. (참고로, '미 플랫' 하나만 바꿔버린 것을 바로 멜로딕 마이너라고 부른다)

장3도, 단3도가 뭔지 모른다구? 이런 기초 음정 정도는 뮤지션이라면 어느정도는 알고 있어야 된다. 필자가 다 설명할 수는 없으니 - 걍 설명해 버릴까 한참 고민했는데, 그러기 시작하면 기타 스토리, 결국 음악이론 강의가 되고 만다는 점에서 포기다 - 지금 당장 여기저기 웹사이트 뒤져서 간단히 파악하고 오시라. 많이 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암튼 여기서는 '계열' 이라는 말이 포인트다. 다시 말해 1st 와 3rd 사이가 단 3도이기만 하면 나머지 뒤의 음들이야 어떻게 배열이 되든 그건 전부 마이너의 색깔을 내게 된다는 말이다.  

위 노란표 속에 있는 정의의 경우처럼 그냥 '마이너 스케일'이라고 할때는 '내추럴 마이너 스케일' 을 지칭하는데, 그 밖에도 하모닉 마이너와 멜로딕 마이너 스케일 등이 있고 이것들도 3rd 음이 1st 와 단 3도 를 이룬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이것들이야 '어쩌구 마이너' 라는 이름이 붙어있으니 쉽게 알 수 있지만, 심지어 '마이너'란 말이 안붙어도 1st와 3rd 가 단 3도만 이루기만 하면 사실상 전부 마이너 계열이 되는 거란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우리는 도리언 모드 역시 '마이너 계열'의 스케일로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래를 보자.

C 메이저 : '도 레 미' 에서 '도와 미' 사이의 거리는 장3도. 즉 온음 + 온음

D 도리언 : '레 미 파' 에서 '레와 파' 사이의 거리는 단3도. 즉 온음 + 반음  

무슨 말인지 아시겠는가? C 메이저에서는 도(C)가 토닉이므로 3rd 음, 즉 미(E) 와의 사이가 온음 + 온음, 즉 장3도가 되지만, D 도리언에서는 레(D)가 토닉이므로 3rd 음, 즉 파(F)와의 사이가 온음 + 반음, 즉 단 3도가 되버리는 거다. 그래서 도리언은 마이너 계열 스케일이 되는 것이다. 이게 헷갈리는 분은 음악시간에 지겹도록 들은, '미파'와 '시도' 사이는 반음이라는 사실을 상기하시라. 도레미 사이에는 '미와 파' 가 없으니 장3도, 레미파 사이에는 '미와 파' 가 있으니 단3도...

이런 관점을 통해, 우리는 도리언 모드의 정체가 무엇인지 위 메이저, 마이너 스케일와 똑같은 형식으로 간략히 정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도리언 모드

토닉(첫음)에서 시작해서 2번째와 3번째 음, 그리고 6번째와 7번째 음 사이의 음정은 반음이고 나머지 음들 사이의 음정은 모두  온음인 음계 = 마이너 스케일과 한끗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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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헷갈리시는가?  

그럼 다시 한번 위 글을 천천히 읽어보시라. 음악이론은 소설책 읽듯이 쓱 한번 읽어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의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여전히 잘 이해가 안된다고?

그래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필자야 말로 머리가 나빠서인지 다른 넘들에 비해 음악이론의 이해속도가 형편없이 느렸고 실은 지금도 그렇다. 그런만큼 지금 여러분이 겪는 헷갈림과 어려움은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도 자꾸 생각하고 접하고 연주도 하고 그러다보면 결국은 저절로 익숙해지고 이해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조금씩 계속 해 나가야 한다.

암튼 필자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해 지금 기타 스토리에서 그런 기회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니, 담 시간에 마이너 스케일과 도리언 스케일 비교 연주 해보면 더욱 도리언 모드가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 그런담에는 즐기며 연주하면 된다. 함 믿어바라.

그럼 그때까지... 안녕!

 
                          - 딴따라딴지 전임 오부리 파토 (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