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좀 더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보자. 어느정도 마인드와 방향이 잡혔으면 이제 실제로 연습도 하고 무대에도 서야 되니 말이다.

이번호에서는 기타를 시작하기 위한 기타 고르기에 대해 함 이야기해 볼까 한다. 이제부터는 다소간 전문적인 내용이 될 수도 있는데, 기타에 대해서 명칭이나 기타 기본적인 것들은 열분들이 이미 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 한다. 일일히 다 설명해 줄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 모르는 말이 있으면 갖고 있는 교본을 참고하시고 정 답답하면 메일 쌔려라...


--------------------------------------------------------------------------------


□  기타 고르기

첨에 암것도 모를때는 기타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어떤 기타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맞는 건지도 잘 모를 뿐더러 교본 같은걸 봐도 그냥 이론적으로만 나와 있다. '싱글 코일 픽업은 하이 영역이 강조된 보다 섬세한 톤을 내 준다' 는 식의 이야긴데, 대충은 알아도 이게 무슨 뜻인지 정말 피부에 와닿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그럼 기타를 고를때, 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나? 이제부터 정리해준다.


◇  가격

맨 처음 생각할 건 가격이다. 픽업이 어쩌고 바디가 어쩌고가 아니다. 필자가 첨 시작할때 산건 5만원짜리 레스폴 카피였다. 그걸 2년동안 잘 써먹었다. 일단 자기 상황이랑 수준, 그리고 경제적인 여건에 맞춰서 예산을 세워라. 그렇지 않으면 낙원상가에 막상 가서는 충동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처음 시작하면서 2-300만원짜리 기타를 살 필요는 없다. 사봤자 그 악기 자채의 소리를 제대로 내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까지의 한도액을 잡고 가급적 그안에서 기타를 사고, 꼭 필요하더라도 10퍼센트 이상은 더 쓰지 마라. 기타 치면서는 사야 될 물건들이 은근히 많다. 첨부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엔 감당하기가 어렵게 된다.


◇  사운드

물론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결국은 소리를 내는게 기타의 존재이유기 때문이다.그러나 초보자라면 너무 좋은 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귀로는 소리를 구별해내기 힘들 것이므로 가격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소리 자체의 질보다는 그 특성이다.

이건 아무래도 픽업 문제가 되곤 하는데, 생각을 잘 해야 된다. 싱글 코일과 험배커 픽업으로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지는건 이미 알거라고 본다. 통념상 싱글은 섬세한 톤으로 보다 전통적인 사운드, 즉 블루스 같은데 어울리고 험배커는 강한 록이나 메탈에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이건 원칙적으로 분명한 사실이다.

싱글 코일은 잡음이 많고 서스틴이 짧은 대신에 험배커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섬세한 소리를 잡아낸다. 싱글의 황제인 펜더 기타는 쓰는 넘도 많고 디자인도 절라 멋지다. 그러나 용도에 맞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스폴이나 잭슨류의 험배커 기타를 가진 친구와 트윈 기타의 메탈밴드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스테이지에서 니 펜더는 친구 기타의 소리에 묻혀서 거의 죽어버리고 만다.

이건 머 앰프 볼륨을 높이고 디스토션을 더 걸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제 아무리 볼륨을 높인다 한들 펜더의 깽깽거리는 소리가 레스폴의 중후한 저음에 비해 경박하게만 들릴 뿐인 것이다.

물론 외국의 밴드들은 이걸 극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한 장비와 노하우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픽업만큼이나 중요한 게 바디의 통이 어떤식이냐는 거다. 록이나 팝에서는 대부분 공명통이 없는, 나무 덩어리 바디를 가진 솔리드 기타를 사용하고, 재즈에서는 통이 있는 걸 많이 쓴다. 톤의 차이가 있어서 취향이 중요하지만, 하드록이나 메탈 계통에서 통 바디를 사용할 사람들은 자제하는 게 좋을거다. 디스토션 걸고 소리 좀만 크게 하면 바로 하우링이 걸려 버리니까...


◇  스케일

여기서 말하는 스케일이란 건 지판의 길이와 넓이다. 울나라에서는 좀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게 되게 중요하다. 기타란게 원래 서양인들에 맞춰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우리한테는 여러모로 좀 크다. 특히 손크기는 신체부위 중에서도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인데 기타가 절대적으로 손을 사용하는 악기이기 땜에 이점이 더욱 중요해진다. 자기 손 크기에 맞는 기타를 고르는 건 손에 기타를 익히는 과정에서 무리가 없게 하고, 지나친 어려움을 방지하는데도 중요하다.

네크와 지판을 잘 보면,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상당히 다르다.

깁슨 레스폴은 강한 사운드를 내는 기타지만 넥은 일반적인 기타에 비해 좀 짧고 좁기 때문에 여성스런 느낌을 준다. 따라서 손이 작은 사람한테 상당히 유리하다. 반면에 펜더 아메리칸 스탠더드는 이름 그대로 평균 수준. 같은 펜더라도 60년대 모델들이나, 빈티지 리이슈 모델들은 지판이 좀 넓고 줄 간격도 넓다. 세밀하고 빠른 연주를 하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이바네즈 기타는 치기 쉽다는 말들을 하지만, 그건 넥의 '앞뒤 두께'가 좁기 때문이다. 지판의 '좌우 넓이' 는 상당히 넓다. 뮤직 맨의 밴 헤일런 모델도 지판이 넓은 걸로 악명이 높고, 퀸의 브라이언 메이가 직접 만든 홈메이드 기타를 카피한 모델 역시 지판이 무자게 넓다.

여기서 이걸 다 정리해 줄 수는 없지만. 암튼 이런 특성들은 어느정도 감안하는게 좋다. 기타를 직접 잡아보고, 주변에 기타에 대해 아는 사람들의 의견도 참고해라. 그러나 기타가게 주인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점, 잊지 말자.


◇  그밖의 것들

그 외에는 본인의 상황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보면 된다. 디자인이나 색상, 무게, 크기, 연주의 편의성, 왜미 바 - 트레몰로 암이라고도 함 - 의 유무, 볼륨이나 톤 컨트롤의 조작성... 기타 등등.

자신의 용도에 맞춰서 각종 조건을 잘 생각해봐야 된다. 예를 들어 Cheap Trick등이 사용하는 맥주병, 자동차 등 이상한 형태의 기타는 스테이지에서는 재미있지만 차분히 앉아서 다리에 걸쳐놓고 장시간 연습하기엔 젬병일지도 모른다.

레스폴 스탠다드의 경우 엄청나게 무거우므로 서서 연주를 자주 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허리에 부담이 갈 수 있다. 볼륨 다이얼이 너무 멀리 붙은 기타로는 로이 부캐넌식 볼륨 주법을 구사하기에 무리가 있을 것이며, 스티브 바이를 연주하고 싶으면서 왜미 바도 없는 기타를 산다면 곤란하다.

이런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관점을 안잡고 있으면 막상 기타를 사는 순간에는 놓쳐버리기 쉽다. 특히 매장에서는 각종 예쁜 기타의 자태와 사운드에 혹해버려서 자기 관점을 잊어버리는 일이 프로들 간에서도 비일비재하므로, 첨부터 자기가 체크해야 할 특정 조건들을 정리해서 적어가던가 하는게 좋을거다.
 

◇  낙원상가에서 기타 구입하기

20년전쯤에는 리어카에 각종 기타를 싣고 다니며 파는 엽기적인 경우도 있었다. 그 질이란건 머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여튼 초저가, 오천원에서 만원정도면 살 수 있었다고 하니 참 엄청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런 기타는 이제 찾을래야 찾을 수도 없다.  

결국 기타를 살려면 낙원상가로 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데, 용산이나 마찬가지로 아직 낙원에서 사는게 동네 기타 가게나 백화점등 다른데보다는 싸고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하지만 낙원상가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 부분이다. 프로나 이 바닥을 잘 아는 사람한테는 안되지만, 아직도 초심자들한테는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러 군데서 가격을 알아보는 정도의 수고는 반드시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몇십만원의 가격차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낙원에서 잘나가는 기타라고 해서 본토에서도 꼭 그런게 아니라는 거다. 특히 고가의 기타들중에 이런 것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지명도도 낮고 가격도 그닥 높지 않은 것들이 국내에서는 희귀하면서도 아주 좋고 비싼 기타로 둔갑하는 경우다. 이때는 본인이 정보가 없으면 확인이 불가능하고, 매장에서의 분위기에 휩쓸려 그냥 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메이커나 기타에 대해 평소 지식을 좀 쌓아두고, 인터넷 등을 통해서 미국 현지에서의 가격을 어느정도 파악해 놓으면 좋다. 인터넷기타 판매상들이 올려놓은 가격 리스트는 이른바 '공식가격' 인 경우가 많고 실제로는 2-30 퍼센트 이상 DC 해서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이 점도 염두에 두자.

미국 현지와 국내에서의 소매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미국에서 1000불 - 120만원 정도 - 에 살수 있는 기타를 국내에서는 200~300만원씩 줘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는 세금과 국내에서의 유통마진이 포함되어 있다. 이게 아까운 사람은 인터넷으로 기타를 주문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세금, 운송료, 보험등을 꼼꼼히 따져서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 판단을 잘 해야 된다. 주변에 경험 있는 사람의 조언을 얻는 것도 좋다.


--------------------------------------------------------------------------------

기타 구입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특히 고가의 기타에 관심이 있는 경우라면 차를 살때 이상의 신중함을 갖고 이것저것 재 봐야 한다.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 메이커의 물건중에도 결함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기타와 함께 앰프도 사고 약간의 이펙터도 필요하지만, 그걸 다 다루지는 않는 걸로 한다. 초심자의 경우 앰프는 10~30 만원 수준, 이펙터는 디스토션계와 딜레이 혹은 리버브 - 앰프에 부착된 경우도 있지만 - 계열만 있으면 일단 어느정도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정도만 알아두자. 처음부터 마샬 JCM 900 앰프를 산다 한들 무겁고 공간만 많이 차지하는 등 별로 도움이 안될거다.

그럼 다음호부턴 기타 연습을 본격적으로 함 시작해보자!


                           - 딴따라딴지 전임 오브리맨 파토 (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