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즉흥연주들이 좀 되시던가들?

머 아직 잘 안된다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한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는 거니 말이다. 자꾸 시도해 본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언제나 시간이 날때마다 기타를 치고 있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연구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전에도 한번 말한 것처럼 본 칼럼은 정식 '기타강좌' 가 아니기 땜에 기타연주의 ABC 를 몽땅 다 소개할 수는 없다. 주로 기타교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팁' 을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드리는 정도니,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서 각자 노력하셔야 한다는 점 잊지 말자.

필자가 교본 욕을 자주하긴 하지만 교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마시고...

각설하고, 오늘은 톤 콘트롤에 대해 알아보고 요다음 시간은 각종 effects 의 활용에 대해 간단히 연구해보도록 한다.

글고 고담 부터 스케일 개념에 입각한 연주 팁으로 다시 이어갈까 싶으니 그렇게들 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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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나 중급자들이 연주 그 자체보다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톤 메이킹이다. 아니, 어려워한다는 표현보다 제대로 인식을 못한다는 말이 옳을지도 모르겠다. 아직 귀가 열리지 않아 어떤 톤이 좋은 것인지 잘 구별을 못할 뿐더러, 무엇보다도 자기의 연주를 객관화 시켜 듣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톤에 대한 자각이 부족한 것이다.

그럼 주요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톤 컨트롤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한번 점검해 보자.


가. 어떤 톤이 좋은 톤인가?

이 부분은 주관적인 취향이 많이 개입을 하기 때문에 섯불리 정의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정도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존재하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연주시 각각의 음이 똑똑히 들린다.
- 기타음 자체의 특성이 잘 살아 있다.
- 음악 스타일과 기타 사운드가 어울린다.
- 고음이나 저음 등 특정한 영역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는다.
- 밴드 앙상블 속에서 자연스럽게 융화된다.

이상과 같은 조건을 대략적으로 만족시킨다면 좋은 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걸 가능하게 할 방법들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나. 좋은 톤을 만들기 위한 요령

◇ 내게 맞는 악기와 장비 구비

먼저 쓸만한 악기를 갖춰야 한다. 여기서 '쓸만한' 이란 굳이 고가의 장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5만원짜리 기타와 4만원짜리 앰프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어느정도 고급스러운 톤을 만들어내려면 아마도 20만원선의 기타와 비슷한 가격대의 앰프, 그리고 몇개의 일제 꾹꾹이 페달 정도는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악기가 내가 추구하는 스타일과 맞느냐는 거다. 다시말해서 지미 헨드릭스 풍의 60년대 사운드를 추구하면서 폴 리드 스미스 기타를 사용한다거나, 앰프의 자연스러운 오버드라이브 사운드가 필요함에도 보스 메탈존 디스토션을 쓴다거나, Korn 풍의 하드코어 사운드를 지향하면서 펜더 텔레케스터를 갖고 있다면 원천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거다.

콘의 예를 든다면, 이런 사운드는 반드시 험배커 픽업이 장착된 기타를 사용해야 원하는 묵직함을 얻을 수 있다.

음은 섬세하지만 파워가 약하고 노이즈가 있는 텔레케스터나 스트래트캐스터를 사용하면 힘이 딸리므로 자꾸 앰프의 볼륨과 디스토션 페달의 게인을 최대로 올리고 싶고, 그러다보면 지저분하기만 할 뿐 콘과는 거리가 먼 톤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문제는 기타를 바꾸기 전에는 해결되기 어렵다.

반대로 비비 킹의 톤을 얻고자 하면서 잭슨이나 킬러 기타를 사용하는 것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이걸 맞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좋아하는 기타리스트가 사용하는 장비를 비디오나 잡지를 통해 눈여겨 봐두는 것이다. 라이브 비디오는 물론이고 영기타같은 일본 잡지들에는 이런 gear 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나오니 참고해 볼 만 하다.


◇ 정확한 연주 능력 배양

연주가 정확하게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장비를 사용해봤자 원하는 톤을 얻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속주의 경우 '한음한음' 잘 들리는 톤이 아무래도 그 효과를 배가시키기 마련인데, 핑거링이나 피킹이 안되면 제 아무리 톤을 잘 잡아봤자 소리가 한음한음 잘 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니 결국 이걸 커버하기 위해 톤을 지저분하게 만들어버리는 눈속임의 유혹이 따르기 마련인 것이다. 속주를 지향하는 초보 연주자들이 한번씩은 다 빠지는 함정이다.

피킹의 강도와 정확성 및 피크의 각도, 심지어는 피크의 재질에 따라서도 톤은 달라진다. 좋은 톤을 얻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차분히 익히고, 연주의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는 버릇을 들여야 할 것이다.


◇ 사운드 메이킹의 원칙 수립

매일 기타 사운드가 그때마다 변하는 사람이 있다. 이건 별로 좋지 못하다. 물론 기타와 이펙터에 통달한 후라면 모르겠지만, 초보 단계에서는 아무래도 자기 스스로의 톤을 조금씩이라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디스토션의 게인은 얼마, 앰프의 톤은 어느정도 등을 가급적 일관되게 유지하는 거다. 물론 톤을 한번 정하면 절대로 바꾸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다. 바꿔도 어느정도 스스로 변화의 흐름을 알면서 관점을 갖고 바꾸어 가자는 거다.

사람에 따라서 디스토션의 드라이브 정도나 앰프의 톤 영역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잉베이 맘스틴은 앰프로 오버드라이브를 걸고 중음을 비교적 강조한 사운드이고, 초기의 토니 매컬파인은 강한 디스토션에 고음역쪽이 강조되었었다. 그 결과 비슷한 풍의 클래식적인 라인을 쳐도 두 연주자가 내는 색깔은 상당히 달랐다.

연주 스타일 만큼이나 톤이 각자의 개성을 결정한다는 점을 이 예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어떤 식의 톤을 내고 있는지를 스스로 알기 위해서는 자기 연주를 시간날때마다 녹음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음성 기록용 초소형 녹음기 같은건 곤란하고, 최소한 워크맨 이상의 것으로 해서 녹음 후 헤드폰이나 오디오를 통해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이 방법은 톤의 체크 뿐 아니라 실제 연주 실력을 객관화해서 확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대게의 경우 처음 녹음한 자기 연주를 듣고 크게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결국 약이 된다...


◇ 대음량으로 연주하여 사운드 체크

방에 앉아서 혼자 기타 연습을 하는 경우, 앰프 소리가 어느정도 이상 커지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앰프를 꽂지 않고 연습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별로 좋지 않으니 반드시 앰프 소리를 내면서 치도록 하자. 그래야 기타 톤에 귀가 열린다.

집에서 연습할때라도, 아무도 없을때를 틈타 한번씩 상당히 큰 소리를 내봐야 한다. 기타 톤이란 넘은 소음량일때와 대음량일때 느낌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 작은 소리일때 찰기있고 멋져보이는 톤이 큰 소리가 되면 마냥 뭉개져 버리는 경우도 흔하고, 작을때 옹골차던 디스토션 사운드가 커지면 땅땅거리는 무식한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이 차이에 대해 어느정도 감이 생기지 않으면 나중에 합주나 라이브를 할때 혼란속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리고 기타 혼자 칠때와 드럼 베이스 등 다른 악기가 같이 들어올때의 느낌차이도 상당하므로, 이런 부분들은 합주할때 유심히 체크해 보기 바란다.

록은 대음량의 음악이고 앙상블의 음악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막상 실제 상황에서는 좋은 톤을 낼 수 없게 된다.


◇ 자기 장비에 대한 이해 증진

내가 가진 기타나 앰프, 이펙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톤 메이킹은 어려워진다. 앰프에 붙은 마스터 볼륨과 볼륨의 차이를 모른다거나, 자기 기타에 붙은 스위치 세개 - 이런 기타는 많지 않지만 - 의 용도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 혹은 이펙터의 특성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좋은 톤의 가능성을 잃고 있다는 사실, 더 설명할 필요 없으리라.

실례로 필자가 아는 후배중에는 선물받은 기타의 미디(MIDI) 기능을 전혀 모른채 2년간이나 연주하고 있던 경우도 있었다...

주변에 물어도 좋고 책을 참고하거나 직접 연구를 해도 좋으니, 자기가 소유한 장비는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숙지해 놓자.

일단 지금 당장 갖고 있는 기타의 볼륨 노브를 한번 살짝 잡아당겨 보시도록. 의외로 이게 달칵 하고 한칸 빠지는 물건들이 있을거다. 이게 되는 기타는 기본적으로 햄배커 픽업이지만 뺐을때는 싱글코일 픽업의 사운드로 전환되는 경우다.

오래전 필자가 깁슨 나이트 호크 기타를 샀을때 1년간이나 모르고 있던 것이 바로 이 기능...

지금 당장 함 해보시라들! 너무 세게 뽑지는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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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시간에는 각종 이펙터의 특성들과 함께 좋은 톤을 얻을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나가도록 하자.

2주일동안 오늘 소개드린 내용에 입각해서 본인의 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시도록. 여러가지로 녹음도 해보고, 스스로 들어보면서 연구해 나가다보면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상!

                              - 딴따라딴지 전임 오부리 파토(pato@ddanzi.com) -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28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