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내부구조 ]

지진이 일어날 때 생기는 지진파는 매질이 다르면 서로 다른 속도로 전파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CT나 MRI를 이용하여 사람 몸속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지구물리학자들은 지구를 통과하는 지진파를 측정하거나 자기장 등을 연구하여 지구의 내부구조를 알아내고 있다.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지진파는 단단하고 밀도가 큰 암석에서는 빨리 전파되며 부드러운 암석에서는 속도가 느려지고, 물질의 상태가 바뀌면 반사하거나 굴절하기도 한다. 이처럼 지구내부를 통과한 지진파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지구는 바깥에서부터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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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지구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암석층으로 지구 전체 표면의 1/3을 차지하는 대륙지각과 2/3를 차지하는 해양지각으 로 이루어진다. 대륙지각은 약 30~65km의 두께를 가지며 주로 화강암, 퇴적암 및 변성암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해양지각은 약 5~10km의 두께를 가지며 주로 현무암으로 이루어진다. 지구 전체 부피의 1%이하를 차지한다. 온도는 깊어질수록 증가하는데 맨틀 부근에서는 200~400°에 이른다. 대륙지각의 평균 나이는 약 20억년으로 추정되는데, 가장 오래된 대륙지각의 나이는 약 40억3천만년으로 캐나다에서 발견된 아카스타 편마암이다. 반면 가장 오래된 해양지각의 나이는 2억년을 넘지 않는데, 이것은 새로 생성된 해양지각은 서서히 해령의 양쪽으로 이동하여 마침내는 대륙연변부에서 지구 내부로 다시 들어가기 때문이다.
 

맨틀
지각과 외핵 사이의 구간으로, 10~65km부터 2,885km까지 깊이에 해당하며 지구 전체 부피의 84%를 차지한다. 온도는 깊어질수록 증가하는데 지각 부근에서는 500~900° 그리고 외핵 부근에서는 4,000°에 이른다. 맨틀은 고체의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깊이 및 장소에 따라 맨틀을 구성하는 암석의 성질 및 상태는 서로 다르다. 즉, 400km 깊이까지는 감람암(peridotite)으로 이루어지지만, 깊이가 더욱 증가하고 압력이 높아지면서 점차 감람암이 바뀐 스피넬(spinel)이나 페로브스카이트 (Perovskite) 같은 광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맨틀은 지구 내부의 열에 의해 대류하고 있다. 즉, 맨틀로부터 뜨거운 암석이 올라오기도 하고 차갑게 식어 다시 맨틀로 돌아가기도 한다. 맨틀은 윗 부분과 아랫 부분을 상부맨틀과 하부맨틀로 나누기도 하는데, 그 경계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보통 700km를 그 경계로 추정한다. 700km를 경계로 상부맨틀을 구성하는 스피넬이 하부맨틀을 구성하는 페브로스카이트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어느 한 깊이에서 일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점이적으로 이루어지게된다.
 

외핵
맨틀과 내핵 사이의 구간으로, 2,885km부터 5,155km 깊이에 해당하며, 두께는 2,270km이다. 온도는 깊어질수록 증가하는데 맨틀 부근에서는 4,400° 그리고 내핵 부근에서는 6,100°에 이른다. 외핵은 주로 철과 니켈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소나 황, 규소 같은 원소도 조금 섞여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외핵은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데, 지구의 자전이나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에 의한 열, 그리고 외핵에 녹아 있는 철 성분이 굳으면서 발생하는 열 등에 의해 외핵은 레미콘 차에 담긴 시멘트 반죽처럼 1초에 수 밀리미터씩 천천히 돌고 있다. 회전하는 외핵의 액체금속에 전류가 발생하면서 지구 자기장이 만들어 진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 전체를 에워싸는 큰 자기권으로 지구 바깥 수천 km까지 뻗어 있어 태양풍이나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있다.


내핵
외핵과 지구 중심 사이의 구간으로, 5,155km부터 6,371km 깊이에 해당하며, 두께는 1,216km이다. 온도는 5,500°로 태양의 온도와 비슷하다. 내핵은 달 정도의 크기로, 주로 철과 니켈 등으로 이루어지며 산소나 황, 규소 같은 원소와 화합물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내핵은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데, 외핵에 녹아 있는 철 성분이 1초에 1,000톤 정도의 규모로 천천히 굳으면서, 내핵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구 내부구조의 과거와 미래
원시지구의 내부구조는 현재와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크고 작은 소행성들의 충돌에 의해 합쳐지고 부서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형성된 지구는 초기에는 소행성들의 충돌열, 지구가 수축하면서 내보낸 열 그리고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열 등에 의해 지구의 깊은 곳까지 마그마가 녹은 상태를 이루고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후 밀도가 높은 철과 니켈 등은 점차 지구 중심부로 내려가 핵을 만들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규산염 광물은 맨틀을 만들었다. 지표면에서는 충돌하는 소행성의 수가 감소하고 원시지구의 표면이 식으면서, 현무암질의 원시지각과 원시해양이 만들어졌다.

외핵을 이루고 있는 액체금속 성분은 지구형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굳고 있으며 이로 인해 내핵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46억년 동안 고체로 변한 외핵의 양은 전체의 5% 미만에 불과하지만, 만약 지구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모두 제거하고 오로지 외핵에 의한 지구내부의 변화만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먼 미래에 지구의 내부는 지각, 맨틀 그리고 핵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  글 김동희 /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사

[ 화산 생성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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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마 : 지하에서 암석이 고온으로 가열되어 용융된 것으로 복잡한 규산염 용융체에 휘발성 성분이 섞였다. 주위의 암석보다 가벼워서 서서히 상승한 뒤 마그마굄을 이루었다가 지표로 분출한다. 분출하면 용암이나 속돌[浮石]이 되고, 지하에서 굳으면 관입암체를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