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1번 C장조 작품 21
최선 - 빌렘 멩겔베르크 / 로얄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 / Telefumken (LP) Opus (CD) : 오늘의 콘서트 헤보우가 있게 한 장본인인 멩겔 베르크의 명반입니다. 1938년 연주라서 녹음 상태는 요즘의 것과 같을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꼭꼭 씹으며 들으시면 그 진한 맛을 느끼실 수가 있답니다.
차선 – 1) 조지 셸 /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 Sony (CD) 2) 쉬미트 이셰르쉬테트 / 빈필 / Decca (CD) : 이 곡은 아직 하이든 스타일에 탈피하지 못한 느낌을 많이 주는데 그래도 하이든과 다르다면 곡 중간중간에 베토벤 만의 굳센 뼈대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셸은 약간 화려하게, 이셰르쉬테트는 아주 중립적으로 연주를 이끄는데 결코 답답함을 느낄 수 없이 이런 베토벤을 잘 묘사해주는 호연입니다.

2) 제 2번 D장조 작품 36
최선 – 브루노 발터 / 콜럼비아 심포니 / CBS Sony : 여유있는 박력과 함께 섬세함도 잊지않는 명반입니다.
차선 – 1) 토마스 비첨 / 로얄 필 / BBC (Mono)  2) 세르주 첼리비타케 / 뮌헨 필 / EMI (Mono) : 1) 2)번 모두 모노 음반들이나 역사적인 호연들이니 꼭 들어 보세요. 굳이 음질 좋은 것을 찾으신다면 요훔의 콘서트헤보우 것을 들어 보시구요.

3) 제 3번 E flat 장조 작품 55 “영웅”
이 교향곡 3번부터 선배인 하이든이나 모짜르트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인 베토벤의 교향곡을 뚜렷이 보여줍니다. 장례식에 단골로 쓰여지는 2악장의 장송행진곡은 고 정몽헌 회장의 장례식에도 쓰여졌다고 하지요?
최선 – 칼뵘 / 빈필 / DG : 뵘의 연주는 다소 느려서 답답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3번만큼은 아주 박력에 넘치며 정확한 뵘의 능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명반입니다.
차선 – 1) 솔티 / 시카고 시포니 / Decca 2) 카라얀 / 베를린 필 / DG : 솔티에게서는 날카로움을 어떻게 부드럽게 다스리는 가 보여주고 있고 카라얀 음반은 녹음이 좋아서 골랐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카라얀은 좋아하지 않는지라 별로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4) 제 4번 B flat 장조 작품 60
최선 – 오토 클렘페러 /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 EMI : 작곡가 슈만이 4번을 두고 청순한 아가씨와 같은 곡이라고 했다는데 4번에 비해 3번과 5번이 너무 장중해서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클렘페러는 이에 걸맞게 이 곡을 시를 쓰듯이 해석해서 슈만의 이 비유와 딱 떨어지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차선 – 1) 라파엘 쿠벨릭 / 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 : 쿠벨릭이 이곡을 두고 한 말처럼 곧게 묘사되는 엄청난 감흥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2) 앙드레 클뤼탕스 / 베를린 필 / 엔젤 : 클뤼탕스는 카라얀 생존시 베를린 필과 베토벤 교향곡을 연주한 유일한 지휘자인데요 카라얀이 자기보다 뛰어난 클리탕스를 시기했다고도 하는데 들어보시면 고개를 끄덕이실 껍니다. 빈틈없는 연주, 깨끗한 녹음 어디 나무랄 데가 없는 음반입니다.

5) 제 5번 C단조 작품 67 “운명”
베토벤의 전기에 종종 이 곡을 두고 “운명”이라는 말이 쓰여 일본 사람이 “운명”이라고 명명했다고 해서 저는 개인적으로도 이 교향곡을 “운명”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C단조 교향곡이라 부르는데요. 사실 베토벤의 모든 교향곡이 “운명”을 붙여도 무방하지 않겠습니까? 이 곡을 두고 음반을 고르라면 정말 괴롭는데요. 그래도…
최선 – 카를로스 클라이버 / 빈필 / DG : 1974년 클라이버가 44세 되던 해 녹음한 음반인데요. 클라이버가 왜 그 나이되도록 기다렸다가 이 곡을 연주했는지 이해가는 명반중 명반입니다. 전체의 곡 구도를 꿰뚫고 치우침 없이 완벽한 연주를 보여줍니다.
차선 – 1) 니콜라스 아르농쿠르 / 유럽 쳄버 오케스트라 / Teldec (CD) : 트렘펫을 고악기로 사용했고 정격 연주의 교과서적인 음반입니다. 2) 프릿츠 라이너 / 시카고 심포니 / RCA Victor :  그 유명한 리빙 스테리오의 녹음반입니다. 목관 악기가 선도하는 선명한 악기의 색감으로 아주 뚜렷한 선의 굵기를 보여주며 아주 묵직합니다.

6) 제 6번 F장조 작품 68 “전원”
최선 – 번스타인 / 뉴욕필 / Sony : 특히 “전원”은 도저히 우위를 가늠하기 어려워 번스타인의 시원한 사이다와 같은 이 연주를 꼽았습니다.
차선 – 1) 브루노 발터 / 콜럼비아 심포니 / CBS Sony : 발터 특유의 유연함이 “전원”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표정과 잘 어울리는 음반입니다. 늘 이 음반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발터가 만년에 빈필과 연주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연주입니다. 2)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 LA 스칼라 필 / Sony : 상대적으로 차세대에 속하는 줄리니의 산뜻한 해석입니다. 신세대 베토벤 애호가에게 어울리는 연주라고나 할까요…

7) 제 7번 A장조 작품 92
최선 – 푸르트벵글러 / 베를린 필 / DG (1943연주, Mono) : 지금까지 보시면서 이 사람은 푸르트벵글러를 모르는 사람인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왜 이제야 푸르트벵글러를 최선에 꼽았을까요? 다른 번호의 교향곡은 푸르트벵글러의 적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7번은 없습니다…라고 감히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1악장 도입부부터 굉음같은 소리에 깜짝 놀라고 이어 무시무시한 트렘펫소리 쭉 이어가다가 팀파니로 마무리 할 때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게 하지 않습니다. 으스스하지요…이 연주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3악장의 무딘 마무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4악장에 도달하면 마치 금관 악기들이 치열한 싸움을 하는 것 같이 숨막히게 전개됩니다.  듣는 사람이 숨이 멎기 직전에 마무리 되고 나면 저는 푸르트벵글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요…
차선 – 프랑스 브뤼헨 / 18세기 오케스트라 / Philips : 제가 개인적으로 브뤼헨의 베토벤 전집은 참으로 아끼는데요. 고악기를 써서 연주했다는 특이함을 뒤로하더라도 철저한 정격연주임에도 아주 신선하고 감흥을 한 껏 일으키는 호연입니다. 베토벤을 아끼시는 애호가시라면 이 전집은 꼭 권해 드립니다.  이 7번 중 2악장의 첼로를 들어보세요. 곱게 간직한 옥구슬이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들으실 수 있을테니까요.

8) 제 8번 F장조 작품 93
최선 –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 NBC 심포니 : 제가 어찌 토스카니니를 뺄 수 있겠습니까? 8번 나올 때가지 기다렸지요. 오래된 음반이라 Mono 녹음입니다. CD로 복각되어 나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굳이 비싼 LP를 사서 듣는 수고는 하지 않으셔도 되겠지요..토스카니니 LP 음반들은 왜 모두 비싼지 원…이 음반 역시 묻지마 수준의 농익은 연주 입니다. 정확하고 깔끔한 템포와 토스카니니 특유의 콕콕 찌르는 연주를 듣고 있으면 숨이 찹니다. 왜 푸르트벵글러와 토스카니니는 사람을 못 죽여서 안달인지 원….
차선 – 피에르 몽퇴 / 빈필 / Decca : 인간미 철철 넘치고 아주 발랄한 해석이라서 신선할꺼예요.

9) 제 9번 D단조 작품 125
교향곡에 사람의 목소리를 처음 도입한 사람이 바로 베토벤이지요. 아홉수가 넘기 어려운 고비이지만 이때쯤되면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저의 애인 말러(제가 자칭 말러리안인지라)도 9번을 붙이기 싫어서 9번째 교향곡을 “대지의 노래”라고 했다가 결국 9번을 쓰고 10번 교향곡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요.
알마 말러는 왜 자기 남편말 듣지 않고 꽁꽁 숨겼다가 이 미완성 교향곡을 연주하게 만들었는지…그래도 알마 말러 고맙습니다…지하에서 남편과 싸우지 마세요 ^^ 10번째 교향곡을 완성하지 못한 작곡가 대부분이 9번째 교향곡은 다들 거룩한 작품들입니다. 말러의 교향곡에는 대표적인 천인교향곡외에도 사람의 목소리를 넣어서 교향곡을 많이 작곡했는데요. 그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 바로 베토벤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말러는 이 소리만 들어도 발끈했다는데요. 선배에게 좋은 것을 물려 받았으면 인정하고 고맙다고 할일이지…하여간 유명한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4악장에 넣어 완벽한 교향곡을 만들어 냈는데요. 베토벤의 긴 고난을 이 4악장을 통해 떨치고 환희를 맛보려고 했지 않았나 생각을 해 봅니다.
최선 – 카라얀 / 베를린 필 / DG : 카라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지만 스테레오 시대의 풍운아 카라얀의 9번은 최고점을 주고 싶습니다. 녹음 기술도 그렇지만 이 9번만큼은 최고 연주라고 해두고 싶습니다. 빈틈이 없어요. 성악가들을 너무 잘골라서 그럴까요?
차선 – 차선이라고 할 수 없는 음반들입니다 1) 토스카니니 / NBC 심포니 : 섬세한 비트, 정확한 템포 말이 필요없습니다. 2) 푸르트벵글러 / 베를린 필 / DG (1943연주, Mono) : 우뢰가 쏟아지는 연주에다 마지막 코랄의 넘치는 힘 거기다가 뭘 더 설명을 드리겠습니까?


                                                                                                                                 출처 :   http://www.enjoyaudio.com/     글쓴이 : 이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