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는 영국의 공업도시인 버밍엄(Birmingham) 출신의 정통 헤비 메틀 그룹이다. 원래 이들은 1971년에 케이케이 다우닝(K.K. Downing), 이안 힐(Ian Hill), 앨런 앳킨스(Alan Atkins), 존 앨리스(John Ellis) 등으로 결성된 하드록 밴드였으나 후에 보컬은 롭 핼포드(Rob Halford)로 교체되고 기타에 글렌 팁톤(Glenn Tipton)이 추가로 가입 하여 트윈기타 체제를 갖추면서 73년에 지금과 비슷한 틀을 갖췄다. 드럼은 존 힌치(John Hinch).

소위 3대 산맥이라고 불리는 딥 퍼플(Deep Purple),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블랙 사바스 (Black Sabbath)를 메틀의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로 부른다면 쥬다스 프리스트는 헤비메틀 사운드의 발전, 변천에 때로는 동참하기도 하고, 영향을 주거나 이끌기도 한 메틀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을 크게 4개의 기간으로 나눠본다면 바로 메틀 사운드의 변화와 일치한다는 것 을 쉽게 알 수 있다. 첫 번째 기간은 77년 3집 [Sin After Sin]까지로 이 당시는 아직 메 틀사운드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레드 제플린의 직접 영향을 받은 하드록 사운드(1집 [Rocka Rolla])나 프로그레시브적인 대곡 분위기(2집 [Sad Wings of Destiny])의 앨범을 발표하다가 점차 헤비메틀 사운드로 발전해 나간다(3집 [Sin After sin]). 이 기간을 대표 하는 것은 [Sad Wings of Destiny]로 세련되고 안정된 구성, 뛰어난 음악성, 격렬한 원시 적 힘을 느끼게 하는 최대 걸작이다.

두 번째 기간은 79년까지로 이 당시는 초기 사운드에서 탈피해서 헤비메틀 사운드로 정립이 되어가지만 아직 조금 엉성한 부분이 남아 있는 시기이다(4집 [Stained Class], 5집 [Hell bent for Leather]). 이 당시는 펑크와 디스코의 열풍에 록음악 자체도 많이 침체된 시기였 지만 이후의 스래쉬(Thrash)의 원형격인 음악도 등장하기도 하는 등 80년대 사운드로의 초석을 다지고 있었다.

다음 시기는 87년까지로, 정통 헤비메틀 사운드의 완성과 함께 최고의 자리를 고수한 전성기이다. 7집 [British Steel]은 80년대 사운드 방향의 교과서로 블랙 사바스의 [Heaven & Hell]과 함께 80년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앨범이다. 이어 9집 [Screaming for Vengeance], 10집 [Defenders of the Faith]를 거치는 과정에선 원숙한 경지를 보여 주면서 7집에서 스스로 주장한 '메탈의 신(Metal God)'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 나갔다. 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미 메틀 음악의 장르 세분화가 가속되는 시기에 이들은 11집 [Turbo]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네 번째 시기인 88년부터는 당시 크게 발전한 스래쉬 메틀(Thrash Metal)적인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열정과 힘이 식지 않았음을 과시하였나, 아쉽게도 90년대 들어 얼터너티브 등 새로운 사조에 밀려 메틀은 이미 한물 간 사운드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득세하는 바람에 음악에 비해 별로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그룹은 보컬의 탈퇴 등으로 거의 활동 중단 상태가 되었으나, 새로운 보컬 팀 리퍼 오웬 (Tim "Ripper" Owen)과 함께 97년 재기의 15집 [Jugulator]와 98년 실황음반 [Live Meltdown]을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세계를 꿋꿋하게 지켜 나가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롭의 찢어질듯 처절한 고음의 절규, 트윈기타의 숨막히는 대결이 어우러져 엄청난 긴장감과 함께 비장감마저 풍긴다. 또한 빠른 템포의 곡과 헤비한 느린 템포의 곡들이 앨범에서 잘 조화되어 각 곡들의 감동을 더 증가시켜 준다.

이들의 연주는 비록 고난도의 것은 아니지만 메틀에 있어서 트윈기타의 사용과 외형적인 이미지 정립에 큰 영향을 남겼다.

글 / 박준택 (음악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