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대학의 파리학과를 졸업하고 입사한 파리학사라고 가정해보자. 파리학사는 파리개론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파리 앞다리론, 파리 뒷다리론, 파리 몸통론 등 파리 각론을 배우고 졸업하기 이전에 파리를 분해조립하고 파리가 있는 현장에 가서 인턴십 등 실습을 한 다음 파리학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이제 파리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 것 같다”고 말한다.

파리에 대해서 전문지식이 부족한 파리학사는 파리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한다. 파리석사는 파리 전체를 연구하면 절대로 졸업할 수 없기 때문에 파리의 특정 부위, 예를 들면 ‘파리 뒷다리’를 전공한다.

파리 뒷다리를 전공하는 파리학과 대학원생은 파리 뒷다리를 몸통에서 분리한 다음 실험실에서 2년간 연구한 다음 ‘파리 뒷다리가 파리 몸통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파리 석사학위를 받는다. 파리석사는 이제 무엇을 모르는지 알 것 같다고 한다.

파리 뒷다리 전공자에게 절대로 파리 앞다리를 물어봐서는 안 된다. 파리 뒷다리 전공자는 파리 앞다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파리 석사는 파리에 관한 보다 세분화된 전공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파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한다.

파리학과 박사과정생은 파리 뒷다리를 통째로 전공해서는 절대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없는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파리 뒷다리 발톱’을 전공한다.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전에 파리학과 대학원 박사과정생은 전국추계 파리발톱 학술대회에 나가서 그 동안 연구한 파리 발톱의 특정 부위 성분이 파리 발톱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부논문을 발표한다. 이런 부논문을 더욱 세분화시켜 1년생 파리 뒷다리 발톱의 성장패턴이 파리 먹이 취득 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파리 박사학위는 “나만 모르는지 알았더니 남들도 다 모르는 군” 이런 깨달음이 오면 주어지는 학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파리 발톱을 전공한 박사전공자간에도 발톱 부위별 전공부위가 달라서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제 파리학과 교수는 보다 세분화된 전공을 선택해야 교수사회로 입문할 수 있다. 교수가 전공하는 파리 부위는 ‘파리 발톱에 낀 때’다. 파리 발톱에 낀 때를 전공하는 교수들도 까만 때를 전공하는 교수, 누리꾸리한 때를 전공하는 교수, 30년산 때나 21년산 때를 전공하는 교수, 18년산이나 15년산 또는 12년산 때를 전공하는 교수로 나뉘어서 동일한 파리의 때를 전공하지만 전공영역이 달라서 때를 전공하는 교수들끼리도 사용하는 전공용어상의 차이로 인하여 커뮤니케이션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교수가 되면 “어차피 모르는 것, 끝까지 우겨야 되겠다”라는 말을 하게 된다.

파리는 파리 전체를 이해한 다음 각론으로 들어가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파리 특정 부위가 파리 몸통 전체와 어떤 구조적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지식 없이 파리를 이해할 수 없다.

- 유영만 교수(지식생태학자 한양대 교육공학과)의 파리학과 출신들의 지식경영 추진 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