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Metal이란 음악장르에 있어서 소위 3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는 Deep Purple, Led Zeppelin, 그리고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가 장르의 형성(구체화) 및 현재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었다.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개성과 실력을 가지고 70년대에 많은 명곡을 남기는 등 화려한 활동을 하였다.

그 중에 다른 그룹과 차별되는 블랙 사바스의 역할이라면 Blues에 기반을 두면서도 전혀 Blues적이지 않은 무겁고 어두운 격렬한 음악을 만들어 Hard Rock에서 Heavy Metal로 구체화되어 가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들 음악의 영향은 계속되어 Heavy Metal이 80년대에 구체화된 이후에도 Thrash, Black, Death 등으로 세분화시키는 데 공헌을 하였다. 즉 Heavy Metal의 탄생, 확립, 발전에 지대적 영향을 미친 Heavy Metal의 할아버지인 것이다.

70년대의 오리지널 블랙 사바스(어둠의 전설, Heavy Metal의 태동) 초기에는 토니 아이오미(Tony Iommi)의 어둡고 무거운 기타와 기저 버틀러(Geezer Butler)의 육중한 베이스가 만들어 내는 사운드에, 위로는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기괴하고 신비로운 보컬과 뒤로는 빌 워드(Bill Ward)의 천둥같은, 때로는 독특한 리듬과 소리로 긴장감을 일으키는 드럼 연주로 각각의 개성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였다.

영국의 공업도시인 버밍험 출신으로 원래 "Earth"라는 이름을 지닌 4인조 Blues 밴드였던 이들은, 이미 같은 이름의 밴드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어둡고 무거운 자신들의 이미지에 걸맞는 새로운 밴드명을 찾다가 베이스인 기저 버틀러가 30년대의 고전 공포영화에서 힌트를 얻어 69년에 "Black Sabbath"로 개명하고, 이듬해 2월 13일(금요일) 동명 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발표한다.

서양에서 금기시 하는 날에 발매날짜를 맞춰 자신들의 악마적 이미지를 부각시킨 이들은 많은 사람들의 실패 예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데뷔 앨범의 성공 직후인 같은 해에 또 하나의 명반 [Paranoid]를 발표한다. 이어서 저음에 의한 극단의 어두운 분위기를 내는 [Master of Reality]를 발표하였으며, 72년 [Vol. 4]에서부터는 새로운 사운드를 도입하여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73년 [Sabbath Bloody Sabbath]와 75년 [Sabotage]에서는 이러한 다양성과 초기부터 이어지던 어두운 이미지가 조화된 음악을 완성하여 전성기를 이루게 된다. 76년 [Technical Ecstasy]에서는 음악적 혼란을 보임과 동시에 멤버간의 불화가 시작되어 우여곡절 끝에 겨우 78년 [Never Say Die]를 발표하였으나, 결국 오지 오스본이 탈퇴하고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초기 오리지널 블랙 사바스 시절을 마감하게 된다.

76년에는 공식 베스트 음반인 [We Sold Our Soul for Rock&Roll]이 발표되었으며, 오지의 탈퇴 이후 비공식 실황 음반인 [Live At Last]가 발표되었다.

80년대 초반 블랙 사바스(육중한 사운드의 강력한 Heavy Metal 완성)에게 있어 오지의 탈퇴는 그룹으로선 엄청난 위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후임 보컬로 Elf와 Rainbow를 거치며 헤비메틀 보컬의 전형을 보여준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가 가입하여 위기를 새로운 출발로의 전환으로 삼게 되었다.

80년, 이들은 70년대 하드록과 80년대 헤비메틀이 분수령을 이루는 시기에 헤비메틀의 가장 교과서적인 음반인 [Heaven & Hell]을 발표한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웅장한 대곡으로서, 헤비메틀의 영원한 고전으로 인정받는 명곡이다.

이어서 81년 [Mob Rules]를 발표하여 더 안정된 사운드를 들려주었으나, 디오가 자신의 그룹인 Dio를 결성하기 위해 탈퇴하여 제 2의 전성기는 아쉽게도 오래 가지 못했다. 82년엔 솔로로 독립한 오지 오스본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Mob Rules] 발표 후의 미국 공연을 내용으로 한 초강력 헤비 사운드의 실황 앨범 [Live Evil]을 발표한다.

후임 보컬로는 Deep Purple 출신의 수퍼 보컬리스트 이언 길런(Ian Gillan)을 영입하여 83년 [Born Agian]을 발표한다. 이언 길런의 초고음 절규와 자신들의 헤비 사운드가 잘 결합된 또 하나의 강력한 음반이었지만 Deep Purple과 블랙 사바스의 과거 사운드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외면을 받는다.
이언 길런이 Deep Purple의 재결성을 위해 84년 탈퇴하자 비록 85년엔 오지 오스본과 오리지널 멤버로 "Live Aid"에 출연하기도 하지만 그룹은 거의 활동 중단 상태에 빠진다. 그러던 중 토니 아이오미가 역시 Deep Purple 출신인 글렌 휴즈(Glenn Hughes)와 손을 잡고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데, 레코드사의 강요에 의해 기존 멤버들과 상의 없이 Black Sabbath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불화가 생기게 된다.

86년 [Seventh Star] 역시 강력한 사운드의 정통 메틀 음반으로, 이때부터 토니 아이오미 중심의 새로운 블랙 사바스가 시작된다.  90년대 토니 아이오미가 주도하는 새로운 블랙 사바스(화려하고 웅장한 정제된 사운드)에는[Seventh Star] 발표 후 공연에서부터 보컬에 레이 길런(Ray Gillan)이 참여하지만, 새 앨범 [Eternal Idol] 녹음 도중 토니 마틴(Tony Martin)으로 교체된다.

이때부터 격렬함보다는 웅장하고 화려한 분위기를 더 중시하게 되는데, 여기에 토니 마틴의 맑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게 된다. 87년 [Eternal Idol]까지만 해도 잦은 멤버 교체와 음악적 불안함이 문제였으나, 89년 명 드러머인 코지 파웰(Cozy Powell)의 가입과 함께 발표한 [Headless Cross]부터 사운드도 안정되고 감동적인 새로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아져 3번째 전성기를 맞게 된다.

90년에는 [Tyr]를 발표하여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92년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와 함께 재결합 앨범 [Dehumanizer]를 발표하여 과거의 명성에 기대보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발전하던 새로운 음악만 중단시킨 결과가 되고 말았다.

94년 토니 마틴의 재가입으로 [Cross Purposes]와 95년 [Forbidden]을 발표하였으나, 너무 달라진 새로운 음악 사조의 성황과 [Headless Cross]나 [Tyr]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아 별로 주목을 못 받게 된다.

97년 12월, 역사적인 오리지널 멤버에 의한 재결합 공연이 거행되었다. 이 내용을 담은 오리지널 멤버에 의한 최초이자 마지막 공식 실황 앨범인 [Reunion]과 99년 비디오 [Last Supper(최후의 만찬)]을 발표함으로써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각자 솔로 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69년 그룹 명칭을 Earth에서 Black Sabbath로 변경한 이후 30년. 이들의 음악 여정은 많은 그룹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 어둠의 신화였다.

글 / 박준택 (음악창고)